美, 스마트폰·반도체 '상호관세' 면제…애플·삼성 한숨 돌렸다

2025-04-13     박광하 기자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공지한 '특정 제품의 상호관세 제외 지침'. (출처=CBP)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미국이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 외에서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 삼성전자 등이 수혜를 입게 됐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청이 1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특정 제품의 상호관세 제외 지침'을 공지했다.

이번 조치는 전자제품 제조 역량이 부족한 미국이 전자제품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 대상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호관제 제외에 따라 애플, 삼성 등 전자제품 제조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상호관세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에 상호관세 125%를 추가 적용하면서 최종 관세율이 145%로 치솟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아이폰 가격이 2배 이상 오를 것이란 예측마저 나왔다.

애플은 상호관세 적용 전 아이폰 물량을 확보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의 타임스 오브 인디아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비행기 다섯 대로 인도와 중국에서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을 실어 날랐다. 재고를 확보해 급격한 가격 인상을 막으려는 조치다.

미국의 이번 상호관세 제외 조치로 애플은 부담을 덜게 됐다. 아이폰 항공 운송이 해프닝으로 끝나게 된 셈이기도 하다. 상호관제 제외 소식이 전해진 11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4.06% 급등한 198.15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총은 2조9770억달러로 과거 3조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스마트폰 제조 물량의 40~50%가 베트남에 집중된 삼성전자도 이번 조치의 수혜 대상으로 언급된다.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46%다.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미 정부의 관세 정책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면서 추가적인 관세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전자산업 협단체 관계자는 "미국발 상호관세 부과가 세계 무역에 일으킨 파문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국내 전자제품 기업들은 미국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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