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아이스크림=베라' 공식 깨뜨릴까…고급 브랜드 '벤슨' 5월 출격

2025-04-14     김상우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미국 햄버거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와 쏠쏠한 재미를 봤던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번에는 고급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브랜드는 '베스킨라빈스'가 유일한 만큼, 김 부사장의 아이스크림 선택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만약 김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에 이어 벤슨마저 시장에 안착한다면 그를 둘러싼 경영 의문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14일 한화갤러리아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다음 달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를 통해 벤슨을 들여올 예정이다.

회사 측은 벤슨이 미국에서 흔히 쓰는 이름 중 하나로 '신뢰할 수 있는(Trustworthy)', '정직(Honesty)' 등의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브랜드 슬로건인 '프리즈 더 모먼트(Freeze the Moment)'는 벤슨과 함께하는 시간이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이라는 뜻으로, 소비자들에게 감동의 맛을 전달해주겠다는 의지다.

한화갤러리아는 모든 제품에 국내산 원유와 유크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유지방 비율을 높이면서 공기 함량(오버런)을 낮춰 깊은 풍미를 구현했고, 국산 아카시아꿀과 탄자니아 싱글오리진 초콜릿 등 고급 원료를 쓴 것이 차별점이라 밝혔다.

1호 매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로 낙점했다. 유명 맛집과 편집숍이 밀집한 장소여서 2030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러스쿱크리머리 측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 활발한 소통을 즐기는 젊은 고객들이 그 어느 곳보다 많은 만큼, 벤슨의 특별함과 차별점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했다"며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과 파이브가이즈 압구정 인근에 위치해 계열사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고급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로고.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베러스쿱크리머리는 경기 포천에 아이스크림 공장을 세우고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브랜드 초기이기에 시장 반응을 지켜본 뒤 원료의 외부 수급 내지 자체 조달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반부터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브랜드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김 부사장의 의지를 간접 투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금까지 국내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베스킨라빈스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는 철저히 쓴맛을 봤다. 한때 베스킨라빈스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롯데웰푸드의 '나뚜루'는 2021년 51개의 매장이 2023년 25개까지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는 지난해 매장 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장 수가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CJ푸드빌이 들여왔던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콜드스톤'은 2015년 사업을 철수, 사업 시작 9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신세계푸드의 '오슬로'도 2023년 기준 가맹점 7개와 직영점 1개로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브랜드가 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했지만, 초기 시장을 선점했던 베스킨라빈스의 명성에 눌려 '아이스크림=베라'라는 일종의 불문율이 생겨났다"며 "우리나라는 아이스크림 수요가 여름 몇 달을 제외하면 불확실하다. 베스킨라빈스와 같이 겨울엔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대체하는 '킬러 콘텐츠'가 뒷받침하지 않는 이상 벤슨의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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