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실적 기상도 '맑음'…美 관세 영향↓·국내 거래대금↑
5대 증권사 1분기 예상 영업익 1.5조…전 분기比 36%↑ "부동산PF 시장 회복세…우호적 금리 환경 실적 견인"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와 국내 거래대금 증가 등 업황 회복에 힘입어 대부분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성적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예상 합산 순이익은 1조2156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1조228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며, 컨센서스에 부합한 금액이다. 특히 1분기 5개 증권사의 예상 합산 영업이익은 1조5520억원으로 직전 분기(9870억원) 대비 36.4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는 비경상적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부진했으나, 1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낮아진 금리 수준 등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호실적은 지난해 4분기와는 반대로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안 연구원은 "전 분기는 국내 부진을 해외가 상쇄하는 모습이었지만, 1분기엔 해외는 감소한 반면 국내는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 대비 약 8%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달 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1~2월 중 양호한 실적을 쌓아둔 영향이다.
1분기 국내 브로커리지 지표를 보면 한국거래소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8% 늘었다. 대체거래소(NXT)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2000억원으로, 두 거래소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6000억원이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에 기여했다.
안 연구원은 "1분기 PF 대출채권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액이 202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부실 사업장 정리가 진행되고 있으나, 낮아진 금리에 힘입어 신규 부동산 개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 운용 부문은 우호적인 금리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보였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고, 0년물 국고채 금리도 0.08%포인트 하락하는 등 금리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등 이익 인식 비중이 높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1분기는 계절적으로 충당금 등 비경상적 비용이 적게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안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가 가장 뚜렷하며 주주환원수익률이 낮은 NH투자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을 꼽았다. 다만 "증권업 특성상 상고하저 흐름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