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 4사, 1분기 실적 '희비' 예고…모비스·만도 '웃고' 위아·한온 '울고'
현대모비스·HL만도, 고환율과 견조한 수요로 호실적 현대위아·한온시스템,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 뒷걸음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4사의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와 HL만도가 고환율 효과와 애프터서비스(AS) 수요 증가에 힘입어 탄탄한 실적을, 현대위아와 한온시스템은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 둔화로 실적 부진이 각각 예상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현대모비스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연결기준 매출 14조3825억원, 영업이익 80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4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환율과 AS 부문의 견조한 수요가 수익성 제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S 부문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 믹스 효과와 고환율로 인해 수익성이 높아졌다"며 "영업이익률(OPM)은 26.8% 수준의 고수익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내 관세 우려는 제한적이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증가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으로 현지화 수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사인 HL만도도 매출 2조1963억원, 영업이익 820억원으로 각각 4.2%, 8.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고환율 효과와 함께 현대차·기아, 제네럴모터스(GM) 등 북미 시장용 친환경차 물량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을 내다봤다.
반면, 현대위아는 1분기 매출 2조1003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14.4% 감소가 예상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자사주 지급과 하청직원 직고용 전환 등 여파로 고정 인건비가 상승했다"며 "공작기계 인력 전환 관련 위로금과 멕시코 엔진 사업의 물량 감소도 1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공작기계 부문 매각이 완료되면 3400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인수된 한온시스템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매출은 2조4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31.2% 줄어들 전망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북미·유럽 지역의 우호적 환율 영향과 전동화 판매 증가에 따른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감가상각비 증가와 연구개발비 자산화율 하향 조정 협의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 요인이 수익성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며, 부품사들이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진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연구소장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현지 가격 결정이 어려워 수출이 지연되고 있고, 이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1분기 실적 호조는 관세 시행 전 선적을 늘린 일시적 효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조립용(비포마켓)과 유지 보수용(애프터마켓) 부품을 구분해 관세를 적용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부품 산업도 독립적인 전략을 갖추지 않는다면 중소 협력사들이 도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