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 금융포럼]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전문가들 "위기 속 답은 AI·반도체"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영향으로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위기 이후 단기에 지수 반등이 이뤄진 만큼 향후 정책 변화로 상승 여건이 충분한 AI·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웍스는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제4의 물결, AI·반도체株의 미래를 묻다'라는 내용으로 금융투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고진갑 뉴스웍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세계는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개발이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각국의 AI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기술융합과 윤리적 AI 개발, 현지화 전략 등의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반도체와 배터리·로봇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만큼 이를 AI 생태계 구축에 접목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 표준을 제시하는 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되는 전문가분들의 고견을 통해 투자자들께서도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보다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제에 나선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미국 증시 급락 이후 반등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이 실장은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인해 낙폭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위기 이후 단기에 지수 반등이 이뤄진 만큼 급락했던 기업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에 가려지긴 했지만, 법인세 감세 공약도 있다"며 "현행 21%인 법인세를 15%로 인하하고, 법인세 인하로 인해 미국 기업의 EPS는 약 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등 업종으로 반도체/장비, 미디어, 은행주를 꼽았다. 최근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크고 주가보다 PBR 하락률이 더 큰 업종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가 미국의 반도체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연구원은 "현재 AI 시장은 엔비디아가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한 뒤 학습을 통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발전시키고 서비스 개발 후 AI의 대중화와 함께 엔드 제품의 확산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새로운 기기에 필요한 반도체 개발과 이에 필요한 IP, 전자설계자동화, 파운드리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의 성장 폭도 눈에 띄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최근 '저비용 고효율'로 AI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딥시크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실적을 발표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중국과 미국의 AI 투자를 미뤄본다면 하드웨어 투자 감소를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오픈소스의 확대는 더 많은 시장 참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류 연구원은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관세가 "낮은 미국의 생산 비중,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AI 투자 축소 가능성, 미국 기업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가 AI 투자에 대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누가 먼저 범용인공지능(AGI) 달성에 대해 선언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 진입할수록 생산 효율이 극대화되고 노동 가치가 자본가치로 이전되면서 최고의 ASI(초인공지능)얼라이언스를 구축한 에코시스템을 중심으로 막대한 자본가치가 형성될 것"이라며 "해당 에코시스템에 속할 기업과 주체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AGI는 빠르면 2~3년 내, ASI는 3~5년 내 달성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2030년 전후로 사회의 거대한 변화를 목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세종 ETF랩 대표는 "다양한 ETF 종목들이 계속 상장되고 있고, 현재 낮은 비용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열쇠가 바로 AI의 발전"이라며 "펀드가 초과 수익을 내려면 시장 평균 수익을 상회하는 주식을 발굴해야 하는데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AI는 이와 같은 수고를 덜어준다"고 전했다.
그는 AI의 등장으로 테마형 ETF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 테마 ETF를 만들 경우 수혜를 입는 회사를 찾아야 하지만, 테마 ETF는 AI가 모든 과정을 대신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수립하는 것도 크롤링을 통해 대신하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이 전통적인 펀드 운용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테마형 ETF는 200종목 가까이 된다. 로보틱스, AI, 2차전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친환경에너지, 게임엔터 등 20여 가지 테마들로 분류할 수 있다. AI와 반도체 ETF는 총 75종목으로 시가총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투자지역이 국내인 ETF는 지난 1년 동안 대부분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AI전력인프라 ETF만 높은 수익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에 투자하는 ETF들이 좋은 수익을 내고 있어 관심을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