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후보 확정에 '테마주 주의보'…거래소 "추종 매매 유의"
계엄 후 오리엔트정공 681%·상지건설 352%·형지I&C 235% '폭등' 당국 "주가 이상 급변·재무 구조 열위 많아…실적·본질가치와 무관"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서 향후 이 후보 관련주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은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까지만 하더라도 주가가 1470원에 불과했지만, 직전 거래일인 지난 25일 1만1490원에 거래됐다. 약 넉 달간 주가가 681.63% 폭등한 것이다. 오리엔트정공은 이 후보가 청소년 시절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힌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이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352.34%)과 형지I&C(235.36%) 등도 큰 폭으로 주가가 뛰었다. 상지건설은 과거 임무영 사외이사가 이 후보의 캠프에 합류했다는 이유로, 형지I&C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무상 교복 정책에서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의 교복을 공급했다는 이유에서 테마주로 묶인다.
이밖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의 테마주들도 대선 관련 공약들이 쏟아질 때마다 큰 폭으로 주가가 뛴 바 있다.
전날 이재명 후보는 김동연, 김경수 후보를 누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이에 이 후보 테마주들의 변동성은 대선 전까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 국면을 거치면서 정치 테마주는 급격한 변동성을 띄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시장경보 종목을 살펴보면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115종목 중 52%인 60종목이 정치테마주에 해당했다. 이번 달에는 투자경고 이상으로 지정된 37개 종목 중 78%인 29종목이 정치테마주로 과열 양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정치테마주의 주가 변동률은 121.81%로 시장 평균 대비 약 6배 높다.
거래소는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기업의 경우 자산규모 및 매출액 규모가 시장 평균보다 작은 중·소형주가 많을뿐더러, 영업실적도 시장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종목이 상당수라며 투자에 유의를 당부했다. 이 후보의 대표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1734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 영업이익률은 1% 미만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정치인과의 단순한 연결고리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기업의 실적이나 본질가치와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정치뉴스나 여론조사 결과 또는 테마소멸 등에 따라 주가가 일시에 급락할 수 있어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나 막연한 기대감 등으로 주가 및 거래가 급증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추종매매를 자제하고 기업의 실적, 재무상태 및 시장환경 등 펀더멘탈에 기반한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