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증시 전망] 코스피, 5월 2600선 돌파 시도…"낙폭 과대 업종 주목"
여전한 관세 리스크 속 대선 국면…"밴드 상단 2700"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는 이번 달 코스피가 2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우량주와 방어주를 동시에 보유하는 '투트랙' 투자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2481.12에 출발해 2556.61에 마감하며 한 달간 75.49포인트(3.04%) 상승했다. 코스닥은 672.85에 출발해 44.39포인트(6.60%) 높아진 717.24에 마감하며 700선을 회복했다.
4월 코스피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조9534억원, 736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홀로 9조3914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갔다.
◆미·중 관세 전쟁 리스크, 정점 지났다…"코스피, 상승 추세 전개"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주요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대폭 낮췄다.
증권사별 5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보면 ▲대신증권(2430~2650) ▲유안타증권(2450~2700) ▲NH투자증권(하단 2350) 등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트럼프의 행보로 관세정책의 정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관세 및 통상정책에 대한 불안심리는 진정되고,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600선 돌파와 안착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2분기 중 2750선을 향하는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관세 쇼크를 이미 반영했고, 불확실성의 정점을 통과한 상태"라며 "물가 안정을 확인한다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와 경기 불안심리가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금리 안정이 지속되고 중국·유럽 경기회복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 한국 수출 및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관심'…"우량·방어株 동시 보유 권장"
증권가는 코스피가 이달 초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 분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초중반 변동성이 가장 심한 구간을 지나갔다고 판단한다"며 "대기하고 있는 정책을 고려할 때 코스피가 2~3분기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덜한 상황"이라며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8.5배 수준으로 과거 3년 평균(10.2배)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역사상 최저 밸류에이션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었지만, 당시의 밸류에이션을 현시점에서 예상 가능한 하단으로 상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완화된 금리 환경과 안정된 환율 여건에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예상하지만, 무역 갈등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가 상존하는 까닭에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코스피 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내려올 때마다 국내 기관 및 개인 매수가 유입돼 당분간 박스권을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수 업종들이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 진입했다"며 "주가 측면에서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자동차, 이차전지, 철강, 화학, 디스플레이, 운송 등의 반등 시도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략적 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량주와 금리인하 수혜 및 경기 방어 성격이 있는 내수, 금융 등 방어주를 동시에 보유하는 '투트랙 전략'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외부 환경 더 중요"
한편 이번 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또 하나의 시장 '빅 이벤트'는 6월 3일 치러질 21대 대선이다.
정당별 대선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민주당은 증세와 노동권 강화, 지역발전, 친환경 정책 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세금부담 완화와 미래 산업 투자, 건전 재정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증권가는 새 정부의 정치적 성향보다 글로벌 경기 및 수출 환경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이 유력 후보들의 경제 정책을 기사로 쏟아내지만, 대형 수출주 중심의 코스피 특성상 대외 여건이 우호적인지 여부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외교와 통상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수출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대외 여건은 외생 변수로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달라지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방향성은 자국 정책 모멘텀보다는 당시 글로벌, 특히 선진국 경제를 포함한 매크로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정권 때 '밸류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저PBR, 주주환원 업종에는 중장기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