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은톨이 리포트] 이송희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 "고립은둔 발굴 지원 시급"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이송희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립은둔청년 지원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잘 드러나지 안는 이들을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고립은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정리가 안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사회와의 연결성이 필요한 청년을 '단절 청년'이라고 부른다. 교육 및 취업 등에 참여하지 않는 16~24세의 단절 청년을 교육이나 노동시장으로 연계해 성인기 이행을 돕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봤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절 청년이라는 부정적 의미의 용어를 대신해 이런 청년들이 찾고 있는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에게 열려야 할 기회를 강조하기 위해 '기회 청년'이라는 보다 긍정적인 용어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이 위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면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네이밍, 즉 용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고립·은둔 상태가 연속적인 생애주기의 스펙트럼으로 볼 수 있으며, 다양하고 복합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은둔고립청년 지원을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이나 고독 현상을 단순히 정신의학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교육, 고용, 주거, 가족 등 복합적인 사회구조의 결과물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가족과 지역사회가 고립은둔청년 '발견'과 '연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국내 관련 정책 마련 시 이런 점을 더욱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위원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은둔고립청년 지원 사업도 소개했다.
시와 재단은 최근 급증하는 사회적 고립은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인력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고 있다. 위기 신호가 탐지되면 관제센터에서 전화 또는 문자로 고립은둔청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관제센터와 112, 119 등를 통해 위기 대응, 현장 출동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위기 청년을 비롯한 시민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에서 은둔고립청년을 위해 수행하는 활동은
재단 정책연구센터는 사회적 고립 청년을 비롯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회적 고립 관련된 정책 설계와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2022년 전국 최초로 재단에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설치됐다. 이어 지난해 '서울시 외로움·고립은둔 대응 종합계획'에 따라 재단 내 '고립예방센터'에서 고립은둔과 외로움을 예방하는 기능까지 확대해 사업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립예방센터에서 진행하고 사업으로는 다양한 문화, 예술, 건강 활동을 매개로 자기 치유와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유도하는 '서울연결처방'이 있다. '서울형 고립은둔사업 모델화' 관련 사업도 수행 중이다. 고독사 위험가구 24시간 스마트 대응 지원, 외로움·고립·은둔에 대한 시민 인식개선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로움 안녕 120 콜센터' 설치·운영으로 시민의 외로움 예방 게이트웨이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 은둔고립청년 지원과 관련한 주목할 연구 내용은
2022년 국무조정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은둔 청년의 삶을 탐색하기 위해 실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의 특성을 살펴보면, 은둔 청년 중 가족 중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1.2%로 나타나 비은둔 청년(0.6%)에 비해 다소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최근 가족돌봄 청년 등에 대한 이슈도 함께 검토돼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고립은둔청년과 관련한 세심한 접근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에 반해 '현재 부모와 동거하고 있다'는 경우에서 은둔 청년의 68.0%가 동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경우 사례 발굴'이 더욱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전 스크리닝 및 적극적 발굴 위한 가족 활용 등 그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은둔고립청년의 건강 케어를 위해 어떤 게 필요한가
앞서 소개한 조사에서 '고립은둔청년의 정신건강'과 관련해 은둔 청년의 우울감 점수는 5.42점으로 비은둔 청년의 2.81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발현율의 경우 은둔 청년이 19.6%로 비은둔 청년(5.8%)에 비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더욱이 '정신건강 상담'과 관련해 전문가 상담을 받지 못한 경우는 은둔 청년이 8.2%로 나타나 비은둔 청년(2.7%)에 비해 '정신건강 상담 미충족 경험'이 세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분은 은둔 청년의 정신건강 상담 및 치료 등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은둔 청년의 경우 자살 생각'은 8.2%의 높은 비율로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정신건강 측면에서 자살 등 위기개입 프로그램 등에 필요성이 강조된다고 하겠다.
다만 최근 이러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정신건강사회복지사를 비롯한 임상심리사, 간호사 등 관련 정신건강전문요원 양성도 중요하며 이들에 대한 처우, 휴식지원 등 전문인력 지원에 대한 관심 또한 더욱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AI를 활용한 은둔고립청년을 지원 방안이 있을지
재단 내 서울시고립예방센터의 '서울시 스마트안부확인서비스' 사업을 대표적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AI·IoT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청년을 비롯한 사회적 고립·고독사 위험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재단 스마트복지팀에서는 24시간 스마트 돌봄으로 위기가구를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돌봄서비스'에서는 IoT 제품인 '스마트플러그'를 활용한다. 가전제품의 전력량, 실내조도를 측정하는 기기로 주로 TV,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에 연결해 일정 기간 전력이나 조도의 변화량이 없을 경우 전화나 출동을 통해 안부를 확인한다.
'AI안부든든서비스'도 있다. 가구전력, 통신데이터, 핸드폰 사용이력 등 모두 사용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AI 전화가 자동발신되고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관제센터에서 전화 및 출동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1인 가구 안부살핌서비스'와 '똑똑안부확인서비스' 등도 통신데이터와 IoT센터(문열림센터 등), 앱(걸음걸이 등) 사용을 확인해 AI 콜이 자동발신되고 관제센터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출동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안부확인서비스'를 통해 AI가 주 1회 전화를 걸어 식사와 수면, 약복용 등 일상생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기업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송희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 및 정신건강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재단에서 수행한 '사회적 고립 청년 정신건강 서비스 개발 연구'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담당 업무는 3기(2026~2030) 발달장애인 지원 기본계획 수립 연구, 장애인체육시설 운영 개선방안 연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