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톨이 사회 단절 막으려면…"청소년기 빠른 개입·통합 지원 체계 구축 중요"
한국 은둔고립자 지원기관 협의회 포럼…"고립·은둔, 장기·지속적으로 바라봐야"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고립·은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청소년기 조기 발견과 더불어 전문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16일 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는 서울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서 '제3회 한국 은둔고립자 지원기관 협의회 포럼 : 청소년 은둔·고립 정책 현장을 살펴본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최근 '은둔형 외톨이'라는 사회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이들에 대한 정책과 실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재희 광주광역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은 은둔·고립 정책에서 청소년 정책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김 센터장은 "청소년기 고립과 은둔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지지체계 부재와 교육 및 사회진입 기회를 상실시킨다"며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회 구성원으로써 은둔·고립 청년들을 존중하고, 사회 참여와 자립을 인간의 권리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정책적 제언으로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 통한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 ▲정책 지속성 및 예산 안정성 확보 ▲전문 인력 양성 ▲지역 사회 기반 지원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청소년복지지원법 제2조 정의에 '고립은둔청소년'이라는 용어의 뜻을 추가해야 한다"며 "제5장 위기청소년 지원 제16조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과 같이 '고립은둔청소년' 지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청소년기 은둔·고립은 성인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발견과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들을 포용하는 정책은 사회 전반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강정현 노원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은 실제 노원구 청소년들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기 은둔 고립의 장기화 예방을 위한 개입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강 팀장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노원 관내 고등학교 25개 재학 청소년을 대상으로 은둔·고립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절단점으로 설정한 41점을 넘어선 남학생(224명)이 여학생(157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종합적으로는 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고립과 은둔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학교를 나오기 전에 관심과 대응을 통한 은둔의 장기화를 예방해야 한다"며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은둔고립은 조기 발굴 및 개입을 위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간 통합지원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들 모두 통합적으로 개입해 발굴부터 위기상황별 맞춤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 주제 발표를 맡은 강석중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은 은둔·고립 청년을 발견하기부터 지속적인 서비스 개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강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의 지원으로 2명의 전담인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은둔·고립 청년 18명을 발굴 및 지원하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송파구 꿈드림의 사례를 보면 청소년안전망 시스템상 교육청 연계를 통해 은둔·고립 청년을 발굴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학교나 청소년상담기관, 지자체의 안내를 가족이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은둔과 고립상태가 장기화된 사례에 대한 개입은 어려울뿐더러 효과 역시 낮다"며 "저연령 은둔·고립 청소년에 대한 개입이 효과적"이라면서 "부모에 대한 개입과 청소년에 대한 개입이 동시에 이뤄질 때 은둔 및 고립 상태에서 더 빨리 벗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둔·고립 청소년이 활동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비은둔 청소년과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볼 때에도 신뢰감 구축을 위해 지원기관의 변동 역시 없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제 발표가 끝난 뒤에는 은둔·고립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라운드 테이블이 이어졌다.
여기에는 ▲박완근 성북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 ▲선진솔 도봉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선임 ▲박필린 포항시 여자단기청소년쉼터 소장 ▲김경준 학교청소년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이정현 일하는 학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 센터별로 그동안 진행된 고립·은둔 청소년 사업 진행 성과와 발굴 사례, 현장에서 제기된 보완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