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선후보 첫 토론…'위기의 대한민국' 경제해법 제각각

민생경제·통상문제·노동정책 두고 후보들 격돌 노란봉투법·대북송금·에너지·AI·호텔경제론까지

2025-05-19     이한익 기자
김문수(왼쪽부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유튜브)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1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을 열고 경제해법과 각종 현안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라며 "유능한 국민의 일꾼, 대한민국을 바꾸는 유능한 도구를 뽑아달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일자리 만들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이를 위해 과감히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저성장은 모두에게 고통인데 이재명 후보는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돈풀기식 괴짜 경제학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며, 낡은 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후보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워온 수많은 목소리를 담아 이자리에 섰다"며 "불평등한 세상을 갈아엎고, 차별없이 평등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노란봉투법·에너지·AI정책 충돌…자영업 지원 한목소리

후보들의 공방은 노란봉투법으로 확산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와 노동자 대상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김 후보는 "그동안 정부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두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노란봉투법을 또 밀어붙일 것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대법원 판례가 이미 인정하는 법안이고, 국제노동기구도 다 인정하고 있다"며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후보는 "노란봉투법은 헌법에도, 민법에도 안 맞는다"며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기업을 할 수가 없는데, 반드시 재고해야 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자영업자 지원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가능한 범위에서 추경을 해서 서민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고, 김 후보도 "자영업자 채무 조정과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학처럼 돈풀기식 정책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무작정 돈을 풀면 자영업자는 재료비와 임대료 부담만 커지기 때문에 지역경제 현실에 맞게 최저임금을 자율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두고 공방이 확대됐다. 김문수 후보는 "지금도 120원이라고 생각하냐"고 묻고, 이재명 후보는 "제가 말한 커피 원재료 값은 2019년 봄 경에 120원 정도 한게 맞다"며 "원재료값이 이 정도 들어 지원해줄 테니 닭죽을 파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영업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건넨 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이슈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이 전자계산기를 쓰듯이 챗GPT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하겠다"며 "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을 지원하므로 민간기업과 연합해서 공동 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이준석 후보가 '호텔경제론'을 지적하자 이재명 후보는 "성장을 말한게 아니라 경제 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후보의 '정년 연장 공약'에 대해 이준석 후보가 "정년 연장은 젊은 세대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주는거 아닌가"라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청년이 늘어나는 일자리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준석(왼쪽)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김문수 "원전 늘려야" vs 이재명 "재생에너지 중심"

김문수 후보는 "지금 AI 세계 3대 강국을 하자고 그러는데 원전을 더 늘리지 않고 추진한다는 것이냐"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정책에서 원전이 필요하냐, 안하냐는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원전도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도 필요하며, 다른 에너지도 복합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결국 뭘 자꾸 발전시키겠다고 하는데 비용 추계나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지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환경론자들의 말에 너무 많이 휘둘려서 국가 대사를 판단하는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사고가 왜 발생했고 대한민국 원전이 영원히 안전하다고 누가 보장하느냐"며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점진적으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미 통상협상…金 "바로 정상회담" vs 李 "서두르지 말아야"

한미 통상협상에 대해서도 저마다 해법이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문수 후보는 "취임 후 즉각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 중심"이라며 "일본도 미리 협상하겠다고 했다가 지금 선회하였고, 중국도 강경하게 부딪히다 상당정도 타협했다. 우리가 나서서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제가 당선되면 한미 정상회담을 바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한미 양국은 단순 교역국이 아니라 안보와 전략을 교류하는 우방국이란 인식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과 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일본과 관계도 실용적으로 해야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과거 일본을 '적성국가'라고 표현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접근으로 복잡한 전략환경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후보는 "트럼프 관세 폭탄은 단순한 관세가 아닌 약탈"이라며 "이것은 통상이 아니라 자주권에 대한 침략으로 약탈적 통상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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