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휴전' 돌입에도…美-中 빅테크 ETF 경쟁 '지금부터'

삼성·미래·한화, 中 기술주 육성에 관련 ETF 동시 상장 상장 첫 일주일 수익률 '미미'…"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2025-05-21     박성민 기자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동시에 출시했다. (그래픽=미리캔버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협상을 통해 비로소 휴전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의 미중 빅테크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은 이제야 비로소 서막이 오른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동시에 출시했다. 먼저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3일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중국 완성형 로봇 기업인 ▲유비테크 ▲도봇 ▲신송로봇과 더불어 핵심 부품 기업인 ▲리더 드라이브 ▲탁보그룹 ▲이노밴스 ▲중따리더 ▲자오웨이 등 차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에 속한 20개 종목에 100%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비야디,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판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와 'PLUS 차이나AI테크TOP10 ETF'를 각각 선보였다. 

자산운용사들이 비슷한 시기 차이나테크 관련 ETF를 내놓은 건 최근 중국 정부가 기술주들을 집중 육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미 높은 수익을 반영한 미국의 기술주보다 상승 여력이 높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다만 상장 후 수익률은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다.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와 'PLUS 차이나AI테크TOP10 ETF'의 지난 일주일간 수익률은 각각 0.79%, 0.88%다. 

올해 중국 정부는 중장기 로드맵인 14차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고,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을 준비한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산업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등의 육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총 1만여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하며 글로벌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가 목표"라고 전했다.

백 연구원은 "중국은 2015년 전후로 AI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이후 중국의 대형 언어 모델들이 미국 상위 모델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AI 소프트웨어 판도가 미중 2강 구도로 변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산업용로봇 생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성장률 확대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투자 아이디어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면서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지난 13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ACE 미국배당퀄리티 투자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반면 자산운용업계 점유율 3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꾸준히 밀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더 주목했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성장주 중심의 새로운 배당 ETF ▲ACE 미국배당퀄리티 ETF ▲ACE 미국배당퀄리티채권혼합50 ETF ▲ACE 미국배당퀄리티+커버드콜액티브 ETF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잇단 경쟁사들의 중국 빅테크 ETF 상장에 대해 "중국 시장도 매력적이지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여전히 더 유효하다"며 "미국이 자본주의 체제로 국가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과중한 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미국 테크 관련 상품들이 많이 하락했다"면서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래 성장에 대한 부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M7 기업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이 금방 바뀌지 않는다면, 기술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거대 기술주를 담은 빅테크 ETF의 수익률이 다소 주춤하자, 운용사들이 대안으로 중국을 제시한 셈"이라며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관건인데, 선두 주자들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후속사들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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