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실적된 보험사 순이익…전년대비 15.8% 뒷걸음질

2025-05-27     손일영 기자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생·손보사의 순이익이 1년 사이 대폭 하락했다. 손해율 상승과 금리 인하 영향을 받았지만, 안팎에선 새롭게 도입된 IFRS17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4조9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99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5.8%로 예상치 못한 실적 하락이라는 평가다.

특히 손보사의 실적 하락이 컸다. 31개 손보사의 순이익 총합은 2조40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 하락했다.

하락 원인은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보험 손익이 악화됐기 떄문이다. 이에 따른 손실만 1조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은 손보사가 독감과 산불 같은 외부 충격에 손해율이 급증하며 보험손익이 악화된 탓이다.

특히 자연재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관리 위험 수준인 82%를 넘기며 손보사 실적에 크게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손보사의 수입보험료를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장기·일반 보험 부문의 판매가 각각 6.6%, 4.4% 증가했으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2.9% 감소했다. 퇴직연금 수입보험료 역시 같은 기간 3.3%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보험사 2025년 1분기 손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일각에서는 IFRS17 제도 하에 손해율에 대한 각 사의 자율적인 계리적 가정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과당 경쟁을 일으켜 장기보험 시장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번 공시로 확인된 보험사들의 장기 손해율 가정을 검토한 결과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 정도로 판단한다"며 "실적 손해율보다 예상 손해율을 현저히 낮게 가정한 보험사도 있다"며 손해율 가정 표준화를 주장했다.

생보사의 경우 올해 1분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투자손익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생보사는 1분기 투자손익으로 1조1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투자손익이 46%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이는 금리 하락 기조에 따라 금융자산 처분과 평가손익이 감소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 1분기 수입보험료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보험사의 전반적인 수익성도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보험사 총자산이익률(ROA)은 1.27%로 전년 동기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보험사의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과 총부채는 각각 1300조6000억원(2.5%), 41조3000억원(3.7%) 증가했다. 보험부채는 금리 하락과 할인율 제도 현실화 등으로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132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총자산보다 총부채 증가 폭이 더 큰 영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주가와 금리·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보험사 재무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금감원은 보험사의 당기순이익과 재무건전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잠재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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