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개사, 5월 총 68.9만대 판매 0.3%↑…'美 관세'에도 선방
내수, 르노 제외 4개사 감소…해외는 현대차만 줄어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에 향후 수출 영향 가능성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5% 수입차 관세 부과에도 선방했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 중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을 제외한 3개사의 호실적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판매는 르노코리아를 제외한 4개 업체에서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2일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가 발표한 5월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5개사는 전 세계 시장에서 총 68만9311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0.3% 증가했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내 브랜드 차량은 기아의 '스포티지'로 집계됐다.
◆현대차, 35만1174대 판매…내수·수출 동반 감소로 전년比 1.7%↓
현대자동차가 5월 국내 5만8966대, 해외 29만220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총 35만117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할 때 국내 판매는 5.2% 감소, 해외 판매는 0.9%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을 차종별로 살펴보면, 세단은 ▲그랜저 4597대 ▲쏘나타 4134대 ▲아반떼 6438대 등 총 1만5923대가 팔렸다. RV는 ▲팰리세이드 7682대 ▲싼타페 4969대 ▲투싼 4088대 ▲코나 1922대 ▲캐스퍼 1270대 등 총 2만3232대를 시장에 공급했다.
이밖에 상업용 차량은 ▲포터 4498대 ▲스타리아 3282대가 팔렸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모두 2400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G80 3712대 ▲GV80 2354대 ▲GV70 2435대 등 총 9517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볼륨을 유지하는 한편 차세대 모델을 투입해 판매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 26만9148대 판매…전년比 1.7%↑
기아가 지난달 세계 시장에서 국내 4만5003대, 해외 22만3817대, 특수 328대 등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6만9148대를 판매했다. 국내는 2.4% 감소했지만, 해외는 2.6%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4만8091대로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셀토스가 2만6017대, 쏘렌토가 2만1889대로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쏘렌토로 7734대가 판매됐다.
승용은 ▲레이 4000대 ▲K5 3028대 ▲K8 2627대 등 총 1만2664대가 팔렸다. RV는 쏘렌토를 비롯해 ▲카니발 6651대 ▲스포티지 5295대 ▲셀토스 4257대 ▲EV3 1866대 ▲타스만 1348대 등 총 2만9596대가 판매됐다. 봉고Ⅲ를 비롯한 상용은 버스를 합쳐 총 2743대다.
해외에서는 스포티지가 4만2796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이밖에 ▲셀토스 2만1760대 ▲K3(K4 포함) 1만7641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호조와 EV4, 타스만의 성공적인 출시로 4개월 연속 전년대비 판매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EV4, 타스만 수출 본격화와 PV5·EV5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5만29대 판매…전년比 1.8%↓
한국지엠(GM 한국사업장)은 지난달 총 5만29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국내 1408대, 해외 4만8621대를 각각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전년 동월 대비 39.1% 감소한 1122대 판매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 모델 포함)가 같은 기간 1.5% 증가한 총 3만2232대 판매됐다. 아울러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파생 모델 포함)는 5월 한 달 동안 총 1만6389대가 수출됐다.
구스타보 콜로시 GM 한국사업장 부사장은 "GM 한국사업장에서 개발부터 모든 프로세스를 리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뛰어난 품질과 상품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며 "6월에도 할부 프로그램, 현금 지원과 같은 폭넓은 고객 혜택을 제공하는 등 내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 9100대 판매…전년比 11.9%↑
KG모빌리티(KGM)는 지난 5월 국내 3560대, 해외 5540대 등 총 91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9% 늘어난 판매량이다.
국내 판매는 토레스 EVX와 토레스, 렉스턴, 코란도 등 전 품목에서 줄어들어 같은 기간 11.0% 감소했으나 무쏘 EV 판매 호조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무쏘 EV는 올 3월에 출시한 차량으로 지난달 1167대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는 호주와 헝가리, 튀르키예 등에서 판매가 증가해 전월 대비 2.9%,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2% 증가했다.
KGM은 국가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 활동 및 신사업 확대, 새로운 시장 개척 활동 등 글로벌 시장 판매 물량 증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GM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세를 보이며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로도 11.9% 증가했다"며 "해외에서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신사업 확대로 판매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9860대 판매…전년比 47.6%↑
르노코리아가 지난 5월 한 달간 국내 4202대, 해외 5658대를 각각 기록하며 총 986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47.6% 늘어난 실적이다.
국내 판매는 중형 SUV인 '그랑 콜레오스'가 실적을 견인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5월 한 달 동안 3296대가 판매됐는데, 이 중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가 2898대로 전체 내수 판매량의 87%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달까지 그랑 콜레오스의 국내 총계약 대수는 1만9012대다.
해외 판매의 경우 18.7% 증가했다. 제품별로 아르카나 4198대, 그랑 콜레오스 1460대가 수출길에 올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행 25%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오는 4일부터 50%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수출 물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 조립 시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생산 차량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이는 전체 평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를 위축시키고, 그에 따라 수출 물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수출 감소분을 현지 공장 생산으로 대체할 경우 가격은 다시 안정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