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감세법안 죽이자" 선동…트럼프와 정면 충돌

2025-06-05     박명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출처=머스크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연일 공격하면서 미 보수 진영의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감세 법안을 비판하며 이 법안의 의회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그는 연방 하원에서 이 법안 통과에 앞장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기자회견 영상에 답글을 달고 "이 법안을 실제로 읽는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다른 게시물에서는 "새로운 (정부) 지출 법안은 적자를 엄청나게 키우지 않아야 하고, 부채 한도를 5조달러나 늘리지 않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분을 대표하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게 전화해라. 미국을 파산시키는 것은 괜찮지 않다고! 법안을 죽여라(KILL the BILL)"라고 선동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법안을 없애자는 내용의 영어 문장인 '킬 더 빌'과 발음이 비슷한 영화 '킬 빌'(Kill Bill) 포스터를 게시했다.

머스크의 이런 주장에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과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등이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엑스에서 머스크를 팔로우하는 다수의 보수 성향 지지자들도 머스크에게 응원을 보내며 그의 글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동조한 랜드 폴 상원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앞장선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130일간 활동하고 지난달 말 임기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고별식을 열어줬다.

하지만 머스크는 DOGE 임기 종료를 알리기 전날 밤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이 감세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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