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 경기 전반 미약…건설업 부진에 수출 둔화 겹쳐"

2025-06-10     허운연 기자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 경제가 '미약한 수준'으로 정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6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인상으로 수출도 둔화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건설투자의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증가세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약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대미 자동차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미국 관세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발생했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0.9%)과 건설업(-0.7%), 서비스업(-0.1%), 공공행정(-6.3%)이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수출도 감소 전환했다. 5월 수출은 573억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1월(-10.1%)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다만 일평균수출은 26억6000만달러로 1.0% 증가했다.

5월에도 반도체 강세는 이어졌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정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역대 5월 중 최대실적인 138억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21.2%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62억달러로 4.4% 감소했다. 대미 수출이 관세 조치와 조지아 신공장 가동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EU로의 전기차 수출 호조와 중고차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수출액 측면으로는 4개월 연속 60억달러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대내외 경제 상황을 반영해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은 0%대로 조정되고 있다. KDI가 지난달 올해 성장률을 2월 전망보다 0.8%포인트 낮춘 0.8%로 제시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앞으로 내수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성장률을 크게 낮춰잡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고, 2분기 성장률은 0.5% 내외로 예상된다. 1%대 성장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6월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20조원이 넘는 추경 편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새정부는 추경 등 확장재정 정책을 통해 1%대 성장률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6~7월 중 발표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확인 가능하다.  

KDI는 "국내 정국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으나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추가 인상 및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 등으로 통상 불확실성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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