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제출 'D-데이'…합병 비율에 쏠리는 눈

제휴 마일리지 최종안까지 '진통' 예상

2025-06-12     정현준 기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대한항공 항공기가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정민서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 제출 시한이 도래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공기 탑승 마일리지의 경우 1대 1 전환이 유력한 가운데, 신용카드 적립 등이 포함되는 제휴 마일리지는 가치 평가 기준이 달라 최종 비율 도출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한다. 이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6개월 이내에 통합안을 제출하고 공정위 승인 심사를 받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항공 마일리지는 일반적으로 항공기 탑승 마일리지와 카드사·호텔·렌터카 등 제휴 마일리지로 나뉜다. 탑승 마일리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항공사 간 적립 차이가 크지 않아, 업계에서는 1대 1 전환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 구매 및 해외 가맹점에서 현대카드 '대한항공카드 060'를 이용하면 1000원당 2마일을, 국내 가맹점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출처=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

문제는 제휴 마일리지다. 항공사마다 마일리지 적립 기준이 다르고, 신용카드 등 외부 제휴를 통해 적립되는 만큼 가치 산정 방식이 복잡하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1마일당 가치를 약 15원, 아시아나는 11~12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 비율을 1대 0.7 정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합 비율이 1대 1로 확정될 경우 대한항공 고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상대적으로 적립이 까다롭고 사용 기회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낮은 비율로 환산할 경우 아시아나 고객의 불만도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심사도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보딩 데이'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신규 기업가치체계 'KE Way'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또한 1대 1 전환 시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도 커진다. 양사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부채(이연수익)는 약 2조7682억원, 아시아나는 약 9523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보다 마일리지 부채가 90억원밖에 줄지 않아, 대한항공이 동일한 가치를 인정할 경우 재무적으로 추가 부담을 안게 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말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 보호 방안' 보고서에서 "국제 선례, 가격·서비스 격차, 활용 기회 등을 종합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전환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며 '1대 0.9'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제휴 마일리지 역시 1대 1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정위는 앞서 2022년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합병 이전인 2019년 말 기준보다 불리하게 바꿔서는 안 된다는 시정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번에 제출된 통합안을 검토해 내년 말 통합 항공사 출범 전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통합안의 합리성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강조했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아시아나 고객들은 대한항공 인수를 예상하지 못한 채 마일리지를 적립해 왔는데, 통합 후 불이익을 주는 것은 도의적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대한항공 고객은 실제 손해를 보는 것이 없고, 불만은 정성적 차원에 가깝다"며 "마일리지 적립 기준이 바뀌는 만큼 아시아나 고객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경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역시 "제휴 마일리지도 1대 1 비율을 적용하되, 기존 대한항공 고객들의 불만을 완화할 수 있는 굿즈 제공 등 별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임직원 간 화합뿐 아니라 양사 소비자들의 감정까지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과 일정은 확인해 줄 수 없다. 공정위에서 검토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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