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펫보험 전문사' 등장…블루오션 시장 '꿈틀'
펫보험 전문사 '마이브라운' 금융위 본허가…내달 서비스 게시 진료비·보험료 합리화 '관건'…표준수가제·진료기록 공개 촉각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대형 보험사가 1500만명에 달하는 반려인을 위한 펫보험 상품을 선보였지만, 비싼 보험료와 진료비 때문에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음 달 국내 최초 펫보험 전문회사가 출범을 앞두고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 마이브라운이 '동물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사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영위 본허가를 획득했다.
마이브라운은 지난해 9월 금융위 예비허가를 받은 데 이어 9개월 만에 ▲자본금 납입 ▲인력 충원 ▲물적 설비 구축 등 소액단기보험업 영위 요건을 모두 충족해 본허가를 받았다.
금융위가 지난 2021년 새롭게 도입한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자본금 20억원 이상인 기업이 소비자 실생활과 밀접한 보험상품을 중심으로 전문화된 보험사 운영을 허용하는 제도다.
마이브라운 관계자는 "반려동물 진료권 향상과 반려인의 치료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펫보험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료비 기준 산정을 통한 보험료 합리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는 진료비가 일정 범위 내에서 통일돼 있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비싼 과잉진료가 유발되고, 손해율 예측이 힘들어 상품 설계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모든 동물병원 진료 항목에 공통적인 가격(수가)을 적용하는 표준수가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수의료계는 표준수가제 도입에 난색을 보인다. 수의료계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국내 동물병원 진료비가 매우 저렴한 편이고, 사람 의료와 달리 치료 항목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표준화가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앞서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윤석열 전 대통령도 표준수가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수의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입법화가 좌절된 바 있다.
반려인들의 비싼 보험료 부담도 문제다. 보험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펫보험의 보험료는 월 4~5만원 또는 월 8만~9만원이었다. 2020년 40세 남성 기준 3세대 실손보험료가 1만2184원인 점을 고려하면 보험료가 비교적 높게 책정된 것이다.
이에 국내 반려인 중 펫보험 가입률은 1~2%에 불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펫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사는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상세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정교하게 산정하고, 가입자별 맞춤형 보장까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표준수가제가 도입돼 인위적으로 수가가 상향 표준화된다면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실효적 양면성이 존재하는 수가제 대신 진료기록 의무 공개가 제도화되면 고객 수요에 맞는 상품과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