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임단협 난항…임금 인상률 7% 두고 입장차 '팽팽'
사측, 2%대 수준 임금 인상 제시…노조, 소득 불균형 문제 제기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현대카드 노사가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을 두고 장기간 대치하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노사는 7개월 동안 임금단체협상 관련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19번째 교섭을 지난 18일 이어갔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노사는 ▲임금 인상률 7% ▲기본급과 성과급 비율을 7:3에서 8:2로 재조정 ▲조합원에게 임금협상 타결 축하금 300만원 지급 ▲기술 직군 급여 추가 5% 인상으로 임금 불평등 해소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년간 통상적으로 추진된 평균 7%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다른 카드사가 3~5%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조달 환경이 어려워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 속 7% 수준의 임금 인상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에 대해 매니저(과장급) 이하 직원은 2.5%, 시니어(차장·부장) 직급은 2% 인상을 제시했다. 임금 대비 성과급 비율 조정 역시 인건비 상승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금 인상과 함께 직군별 소득 불균형에 대한 노사 이견도 있다. 노조는 기술 직군 소속 370여명의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와 승진 제한을 언급하며 처우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직무 그룹은 ▲General ▲Special ▲Expert ▲Functional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다. 노조는 이 중 기술 직군의 직원이 팀별 상황에 따라 본래의 업무가 아닌 업무까지 담당하는 사례를 지적한다. 이에 기술 직군 임금 추가 인상 등 업무량에 따른 임금 체계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기술 직군 직원들이 기획·개발 등 타 직군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일부 있다"며 "내부적으로 승진 제한 분위기도 고착화돼 직군별 균형있는 소득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노조의 '기술 직군 임금 추가 5% 인상안'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동종업계 수준을 고려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겠다며 노조를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지는 않았으나, 옥외집회 신고까지 마쳐 사측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다음 주부터는 전체 집행위원들이 참여해 투쟁 수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영주 현대카드 노조지부장은 "현재 협상 결렬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 노사 협상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교착 상태가 장기화한다면 투쟁 수위를 높이는 등 정면 돌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