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에 국제유가 '촉각'…호르무즈 봉쇄 땐 배럴당 '130달러' 우려
타격 이후 긴장 고조…시장, 공급 차질·인플레 압박 경계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으로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은 향후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으로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원유 옵션 시장 과열, 해운 운임과 디젤 가격 상승, 원유 선물의 가격 변동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다음 주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는 중동 리스크를 반영해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일 배럴당 74.23달러에서 20일 76.84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77.01달러를 기록했고, 서울 휘발유 가격도 1721원을 돌파하며 점진적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은 해당 해협이 차단되고,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사태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는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함께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돼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환율도 변수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하면 위험 회피 심리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원화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 이는 원자재 수입단가를 추가로 자극해 기업 마진과 소비자물가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과 환율 부담이 겹칠 경우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설비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