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덩치 불리는 메리츠증권…IB '끌고' 리테일 '밀고'

자기자본 업계 5위 도약…장원재·김종민 각자대표 체제 안착 수수료 제로 '슈퍼365' 고속 성장…하반기 발행어음 인가 기대

2025-07-05     박성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수수료 완전 제로 모델로 배우 신세경을 발탁했다. (출처=메리츠증권)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메리츠하면 보험'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메리츠증권이 기업금융(IB)과 리테일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금융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리츠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6조8069억원으로 업계 5위다. 지난해 3분기 6조원을 넘어선 이후 올 상반기 KB증권마저 제쳤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 단기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던 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함과 더불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덕이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08% 늘어난 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1800억원, 344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 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부문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녀온 IB뿐만 아니라 리테일 부문까지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하반기에는 발행어음 인가 심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운용 측면에서의 확장 여력도 커졌단 평가다.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제공=메리츠증권)

◆IB 중심 탄탄한 수익 구조…발행어음 인가에 '가속' 붙나

IB는 전통적인 메리츠증권의 핵심 캐시카우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기준 IB 순이익은 1138억원으로 전년 동기(543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구조화 금융, 기업공개(IPO) 딜, 크레딧 상품 확대 등 다방면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발행어음' 인가 여부가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에 한해서만 허용되는 단기금융업이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단기 자금을 조달해 이를 기업금융, 대체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IB 경쟁력을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에 이어 다섯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 진입을 노리고 있으며, 이미 금감원과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 신청 시기에 대해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모험자본 공급 강화 취지에 부합하도록 순수 기업금융 부문의 비중을 확장하는 등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11월 수수료 완전 무료를 선언한 이후 디지털 예탁자산과 고객 수 증가 추이. (출처=메리츠증권)

◆수수료 제로 파격 '슈퍼365' 대성공…예탁자산 10조 '눈앞' 

메리츠증권은 과거 약점으로 꼽혔던 리테일 부문 역시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 카드를 앞세워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비대면 계좌 브랜드 '슈퍼365(Super365)'의 예탁자산은 지난 3일 기준 9조6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조원)과 비교해 약 5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또한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든 지난해 11월 18일 이벤트 시행 이후 유입된 super365 신규고객 수 역시 약 14만2000명에 달한다.

해외주식 부문에서도 예탁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벤트 시행 전 1650억원이었던 해외자산은 최근 5조1324억원까지 불어나며 약 30배 증가했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MZ세대 고객 모집을 위해 수수료 완전 제로 모델로 배우 신세경을 영입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슈퍼365 신규 계좌개설 이벤트'에 참여하면 1등에게는 아이패드 프로 11을, 2등에게는 애플워치 10을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김종민(왼쪽) 메리츠증권 대표와 장원재 대표. (사진제공=메리츠증권)

◆장원재·김종민 '투톱' 체제 적중…국내 TOP5 증권사 '굳히기'

메리츠증권의 성장 배경에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각자대표 체제의 성공적인 안착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자리잡은 장원재·김종민 각자대표는 메리츠의 전방위 성장에 '실행력'이라는 동력을 더했다.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복잡한 시장 변화에도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먼저 S&T(Sales & Trading)와 리테일을 맡는 장 대표는 리테일·디지털 전략·인사조직·리스크관리 등 내실 중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장 대표는 비대면 투자 브랜드 '슈퍼365'를 전면 정비하고,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냈단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IB와 글로벌 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과거 메리츠화재에서 자산운용실장을 역임했고, 투자금융1부문장과 전략투자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IB맨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비부동산 중심의 IB 구조 재편, 해외 진출 전략, 발행어음 인가 추진 등 공격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자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비부동산 IB와 리테일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며 "다른 대형사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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