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2분기 '역대급' 실적 예고…밸류업·주주환원 기대감 '활활'

수익성 개선·환율 효과 겹쳐 순익 6.4조 전망…외국인 매수세 집중

2025-07-08     차진형 기자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설치된 IBK기업은행·KB국민은행·SC제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ATM기기 모습 (사진=차진형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국내 은행권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며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맞물리면서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역대 분기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특히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금융주의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정 순이익 6.4조…NIM 방어 성공 속 환율 하락에 기대수익↑

8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기업은행 포함)의 추정 순이익은 약 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1분기에 0.3%에 불과했던 원화대출 성장률이 2분기에는 1.6%로 높아졌으며, 은행 평균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도 0.02% 포인트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쾌조의 흐름이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3개월 전보다 100원 이상 급락하면서 비화폐성 외화환산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의 경우 원·달러 환율 10원 하락하면 약 90억원에서 100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2분기에는 약 1000억원 이상의 세전 이익이 추가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각각 1조1800억원과 7100억원의 이익을 시현하며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과 신한지주 또한 각각 1조6600억원, 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금융은 부동산신탁 관련 충당금 증가로 인해 예상보다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출 성장세도 뚜렷하다. 2분기 은행 평균 대출성장률은 약 1.6%로 예상되는데, 대기업의 대출 수요 증가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가계대출도 1%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NIM의 경우 기업은행이 0.08% 포인트 내외로 하락 폭이 커 평균 하락 폭을 높였으나,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0.01% 포인트 하락에 그쳐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 기대감 '활활'…KB금융 자사주 매입 '기폭제' 기대

은행주는 2분기 중 35.7%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23.2%)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새 정부의 상법개정안 추진, 배당세제 개편 가능성 등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주에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익성 대비 낮은 PBR로 거래되던 금융주의 밸류에이션 정상화 논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에만 은행주를 6600억원 순매수하는 등 긍정적인 수급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등 새 정부의 금융정책 관련 우려가 있었으나, 그 규모가 크지 않아 주가 조정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외국인 순매수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KB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규모가 시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KB금융은 하반기에 최소 7000억원, CET1 비율 상승 폭에 따라서는 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총주주환원율을 단번에 50% 이상으로 상향시키며, 다른 은행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을 자극해 전반적인 은행주 투자 심리를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은행 평균 PBR이 0.6배까지 무리 없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부동산 규제 영향 제한적…위험가중자산 증가율 관리 집중

최근 발표된 주담대 최대한도 6억원 제한 등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향후 가계대출 성장률 둔화를 불러올 수 있으나, 전체 대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밸류업을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높은 성장률을 추구할 여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이슈화될 경우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조정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치는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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