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이사회 간담회…"생산적 금융으로 리스크 분산"
취약계층 지원·AI 리스크 관리 논의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국내은행 이사회 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쏠림을 경계하고, 생산적 금융중개 역할과 책임경영 강화를 다짐했다. 금융당국도 취약계층 지원과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이사회의 지속적 역할을 주문했다.
14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김병칠 금융감독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 주재로 '2025년 정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국내 1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수협·기업·SC·씨티·아이엠·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카카오·토스·케이) 이사회 의장들이 참석했다.
김병칠 부원장은 "국내 은행이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7.7%의 자산 성장률과 9.9%의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부동산 대출 쏠림은 외부 충격 시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중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1673조8000억원으로 명목 GDP의 65.7%에 달한다.
취약계층 지원 필요성도 재차 언급됐다. 김 부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재기 지원에 은행 이사회가 포용적 금융 환경 조성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 과제도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김 부원장은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임직원의 책임의식은 높아졌지만, 매뉴얼·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보완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이사회가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 이행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후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CEO 경영승계, 이사회 독립성 확보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준법제보 활성화와 AI 활용 확대에 따른 편향성·개인정보 보호 등 새로운 위험요소에 대한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사회 의장들은 "이번 간담회가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이사회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단순한 의사결정기구를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문화를 선도하는 역할로 이사회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은행권과 정례 간담회를 통해 주요 현안과 감독 방향에 대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