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법 리스크' 걷혔다…'미운오리' 삼성전자, 탄력받고 '8만전자' 기대

외국인 '사자'에 7만원대 진입 목전…1년 전과 20.5% 격차 증권가 목표가 상단 8만2000원…"디램 기술 경쟁력 주목"

2025-07-19     박성민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걷히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도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1년전과 비슷한 수준인 '8만전자'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6만7100원에 거래되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5일 이후 나흘 내리 올라 6만7000원선까지 올라서며 7만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선에서 거래된 건 지난해 9월이 마지막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었음에도 나 홀로 소외됐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힘을 불어넣은 건 이재용 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한몫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해당 혐의로 기소된 2020년 9월 이후 약 5년 만에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의 '사자' 행렬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1조1284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남에 따라 재계에서는 그가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를 구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칩 회사 엔비디아의 퀄테스크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뒤처진 상태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 보면, 지난해 7월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8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18일) 종가와 1만7300원(20.50%) 차이다. 

지난해 11월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9900원까지 하락하면서 2020년 6월 15일 이후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까지 추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그러나 법원이 이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전자를 위한 시간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논평을 통해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 경제 환경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적극적 투자와 함께 혁신적 사업 추진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증권가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살펴보면 ▲KB증권(8만2000원) ▲키움증권(8만원) ▲한화투자증권(7만9000원) ▲DB증권(7만9000원) ▲신영증권(7만3000원) ▲iM증권(7만2000원) ▲현대차증권(7만1000원) 등으로 대부분 최소 7만원까지는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북미 전략 고객의 HBM3E 12단 품질 승인 가능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1Cnm(선단공정) 기반의 HBM4 생산 수율 개선도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MD를 비롯한 주요 고객용 HBM 공급과 비메모리 부문의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된다"며 "분기 실적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역사적으로 낮아져 있는 주가 수준은 삼성전자의 비중을 확대해야 할 명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단기 실적보다 디램 기술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브로드컴, AMD로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이 일부 출하되고 있으며, 1Cnm 디램의 내부 양산 인증(PRA)도 완료했다고 파악된다"면서 "향후 기술 경쟁력 회복 여부가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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