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첫날부터 '대혼돈'…행안부·카드사 시스템 마비
정부 설명 부족에 현장 혼선…스미싱 피해까지 우려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21일 오전 9시, 온라인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접속 지연과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불편이 속출했다. 주민센터에는 고령층이 몰렸고 주요 카드사 앱은 멈췄다. 일부 지역에선 스미싱 피해 우려까지 제기됐다.
◆신청자 폭주…행안부 홈페이지 '먹통'
정부는 이날부터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방식의 소비쿠폰 신청을 받기 시작했지만, 첫날부터 시스템은 감당하지 못했다. 특히 신청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홈페이지는 오전부터 트래픽 폭주로 접속이 끊겼다.
행안부 측은 "홈페이지는 정보 확인 용도일 뿐, 신청 창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혼선은 이미 벌어진 뒤였다.
신한·KB국민·하나 등 주요 카드사 앱과 웹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신청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거나 중간에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는 화면이 멈춘 채 신청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한 직장인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겨우 접속했지만 끝내 실패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 접속이 어려운 고령층은 주민센터로 몰렸다. 오전 일찍부터 대기줄이 형성됐고, 담당 공무원은 문의전화 응대와 현장 업무로 분주했다. 일부 지자체는 대기시간이 2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이 와중에 소비쿠폰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도 유포되며 불안감이 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정부나 카드사는 URL이 포함된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가 발송한 공식 안내문자에 URL이 포함되며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시스템 안정화 중…차분한 신청 당부"
정부는 이날 접속 장애에 대해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동시 접속해 서버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청 기간이 충분한 만큼 여유있게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1차 신청은 9월 12일 오후 6시까지다. 카드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은 24시간 신청할 수 있고, 주민센터 등 오프라인 신청은 주말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은행 영업점은 오후 4시까지) 가능하다.
다만 온·오프라인 모두 신청 첫 주인 21일부터 25일까지는 시스템 과부하와 주민센터 혼잡 방지 등을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이다. 예로 1971년생은 월요일, 1987년생은 화요일, 1993년생은 수요일, 2009년생은 목요일 등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지역 여건에 따라 요일제가 연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사전 준비 부족과 홍보 미흡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한 시민은 "이 정도 트래픽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을 텐데, 왜 준비가 안 돼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서버 확충과 접속 분산을 통해 추가 불편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