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데이터 신용혁명' 이룬다…소상공인 신용평가 대전환 예고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SCB 도입 통해 담보 중심 평가구조 탈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어머니는 30년 성실히 장사했는데도 대출이 안됩니다. 반면 저는 직장 3개월 다니고 2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습니다"
한 청년 소상공인의 토로가 현장을 울렸다.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 현장 간담회'에서 나온 이 발언은 신용평가 제도의 뿌리 깊은 한계를 압축한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24일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오늘 자리는 대통령의 충청권 타운홀 미팅 이후 세번째 현장간담회로, 지난 현장간담회에서 제기된 겅의 중 소상공인 신용평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자 개인의 신용이나 담보·보증, 재정을 통해서 이뤄지는 전통적 방식의 자금공급은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AI, 데이터 결합 같은 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새로운 소상공인 신용평가 시스템 도입에 나설 것을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특히 청년 소상공인들이 아이디어와 기술력, 미래 성장성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비정형 데이터와 평판 정보까지 신용평가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밝힌 첫 번째 대안은 'My Business Data(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다. 이는 개인사업자가 흩어진 자신의 사업정보(금융, 상거래, 공공 등)를 통합 조회·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정보를 조회하는 것을 넘어 창업, 영업, 폐업까지 전 과정에서 AI 금융비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예컨대 창업 시엔 상권분석·컨설팅, 운영 중엔 정책자금·금리 비교 추천, 폐업 시엔 재기 지원까지 지원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한 법령 개정과 제도 설계를 올해 하반기 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와 병행해 신용정보원 주도로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와 특화 신용평가시스템(SCB)도 구축된다. SDB는 금융·비금융 정보를 집적해 개인사업자CB에 제공하며, SCB는 이를 기반으로 등급을 산출해 실제 여신에 활용된다.
현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8개 기관 데이터를 결합한 평가모형을 적용해 기존에는 대출이 거절되던 고객 중 다수를 우량 차주로 전환시킨 성과를 발표했다. 토스는 SCB 도입이 공급망 금융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뱅크샐러드는 "분절된 정보를 긴밀히 연결해 최적의 시점에 최대 혜택을 주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향후 소상공인의 자금조달비용 최적화·상품 추천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는 간담회에서 소상공인 자금조달 방식 다변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핵심은 '토큰증권(STO)'을 활용한 직접금융 확대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는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소상공인이 일반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권 부위원장은 "은행 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를 포함해 주제별 릴레이 간담회, 지역 순회 간담회를 8월 중 연속 개최한다. '소상공인 금융 사서함'을 통해 수렴 중인 온라인 의견도 제도 설계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안전한 데이터 활용 기반을 다졌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SCB는 '소상공인의 신용이 통하면, 우리경제 방방곡곡에 활력이 통한다'는 신념 아래 만든 신통방통한 모델"이라며 기술금융에 이어 신용혁신도 끝까지 추진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