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증시 활황에 '호실적 예약'…잇단 악재에 이미지 훼손 우려

 2분기 예상 순이익 전년比 14% 오른 2643억…거래대금 증가 호재 '집사 게이트' 김익래 전 회장 소환…전산장애·야구단 성추행 의혹도

2025-07-25     박성민 기자
증권업계에서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연이은 악재에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증권업계에서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연이은 악재에 위기를 맞고 있다.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호실적을 예약해 뒀음에도 '집사 게이트' 연루와 반복된 전산장애 등 내우외환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키움증권은 26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2321억원) 대비 13.87% 늘어난 금액이다. 1분기(2356억원) 순이익과 합하면 상반기에만 5000억원의 순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증권은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9734억원을 기록,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연간 순이익 '1조 클럽'을 넘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2분기 호실적이 전망되는 건 상반기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분 덕에 국내주식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해외주식 프로모션 정상화에 따른 수수료율 회복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최근 키움증권의 주가는 실적 기대와 달리 흔들리고 있다. 전날 키움증권은 2500원(-1.12%) 하락한 22만5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0.84%) 소폭 상승 마감한 키움증권의 주가는 이후 좀처럼 빨간불을 켜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는 '집사 게이트' 여파에 따른 오너 리스크가 지목된다. 집사 게이트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증여·재산관리 의혹에서 비롯된 사안으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의혹에 연루돼 최근 '대통령 부인 특검' 수사 대상자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키움증권의 창업자이자 그룹의 상징적 인물로, 등기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들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지난달부터 키움증권의 이사회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사진제공=키움증권)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은 잇따른 시스템 장애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키움증권에서는 지난 4월 3일과 4일 양일간 개장 직후 주문 체결이 지연되거나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틀간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로 총 1만830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등으로 매매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돼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고 직후 키움증권은 전산시스템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점검에 들어갔으나, 지난달 20일에도 애프터마켓에서 약 1분간 매매 지연 사고가 발생해 일시적 시스템 오류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아니냔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 키움증권이 타이틀 스폰서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도 성추문 의혹으로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키움이 선임한 허승필 단장이 과거 성추행 논란으로 소속 구단에서 퇴사한 이력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8년부터 키움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를 맡아왔으며,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젊은 고객층 유입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러나 최근 3년 연속 최하위를 맴도는 순위와 구단 운영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사고뭉치 구단'이란 이미지가 고착화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실적 측면에서 올 상반기에도 '리테일 강자'의 면모를 재확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각종 비(非)금융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브랜드 가치와 평판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부터 시스템 장애, 스포츠 구단 운영 모두 넓은 측면에서 보면 고객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금융사가 추구해야 할 외형 성장 이외에 회사에 대한 브랜드 가치와 평판 역시 고객의 선택에 있어 중요 잣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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