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선과 LNG선 내세운 조선 '빅3'…하반기도 '승승장구'

美 LNG선 대량 발주 전망…수주목표 초과 달성할듯 글로벌 무역분쟁 및 지정학적 위기, 인력난은 걸림돌

2025-07-27     안광석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대형 컨테이너선 및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과 설비를 내세워 수주 부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이 세계 상선 발주량의 대부분을 쓸어 담는 형국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조선업 견제로 향후 한국 조선사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중공업·HD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총 82척, 112억2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목표인 180억5000만달러 대비 62.2%를 달성한 것이다.

82척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44척, LNG운반선은 5척이다. 2만TEU를 넘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은 통상 척당 가격이 2억~3억달러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같은 시기 삼성중공업은 정확한 척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해 목표액의 34%에 해당하는 총 33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중 상선 부문은 26억달러를 수주했는데 LNG운반선이 상선 수주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억달러는 상선보다 단가가 높은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다.

한화오션은 올해 목표액의 65.5%에 해당하는 45억7500만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LNG운반선은 2척, 컨테이너선은 1만5000TEU급 이상 초대형을 포함해 13척에 달한다. 한화오션의 경우, 방산 수주액도 포함되나 보안이 걸려 있는 만큼 상세한 수치는 알 수 없다.

통상 조선사들은 연말로 갈수록 수주계약이 늘어난다. 빅3 중 두 곳이 이미 상반기에 올해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LNG운반선 및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과 설비 발주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으로부터 수십척의 LNG운반선 수주가 기대된다. 현재 미국은 텍사스·루이지애나를 중심으로 LNG 수출 거점을 확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연 1억톤 규모의 수출이 예상된다. 이를 위해 약 40척 이상의 LNG운반선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플랜트 건조에 강점이 있는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내 모잠비크로부터 25억달러 규모의 FLNG 수주가 기대된다. 당초 해당 프로젝트는 상반기 수주가 유력했으나, 정치적 이슈로 최종 투자 결정(FID)이 지연됐다. 아울러 미국에서도 15억달러 규모의 FLNG는 물론, 대량의 LNG운반선 수주도 기대된다.

한화오션도 미국발 LNG운반선을 포함해 방산 부문에서 8조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된다.

한화오션의 200번째 LNG운반선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한화오션)

빅3의 하반기 가장 큰 모멘텀은 미국 LNG 개발 프로젝트 최종 투자 결정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2년간 미국발 LNG선 발주가 170척에 이를 전망이며, 이들 대부분을 한국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때 한국 조선이 부실을 견디다 못해 철수했던 해양플랜트 시장도 유가 안정화와 에너지 안보 중요성 증대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탈탄소 규제 강화로 한국 조선이 강점이 있는 LNG 이중연료 추진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도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오는 10월부터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료를 받는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산 선박 선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야기한 글로벌 무역분쟁 및 중동과 러시아 등의 지정학적 위기가 여전하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이같은 이유로 글로벌 누계 선박 수주액은 1938만CGT(647척)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487만CGT(113척)을, 중국은 1004만CGT(370척)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65% 줄어든 것이다.

인력난도 여전하다. 대규모 해양플랜트 부실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지난 2014년 기준 20만 명이 넘었던 조선업 종사자는 지난해 8월 기준 9만3000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생산직 기능인력 부족이 심각한데 지난해 기준으로 신규 인력 중 85%가량이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외국인으로 채워졌다"며 "저출산 및 3D 업종 기피 현상이 해결되든지, 사측의 임금체계 개선 등의 결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감이 있어도 납기에 쫓겨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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