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도시철도 2호선, 더는 미룰 수 없다

2025-07-29     우수한 기자
안형주 서구사회도시위원장·서구의원.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더 이상 지체될 수 없는 중대한 과제다. 현재 광주시민은 파손된 도로와 반복되는 교통체증, 지반 침하에 대한 불안까지 감내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공사 지연이 아니라, 광주시의 부실한 계획과 책임 회피에서 비롯된 행정적 실패에 있다.

도시철도 1호선은 2004년 개통 후 전국 최저 수준인 3.6%의 수송분담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무대로 직선 노선, 연계 및 환승 체계 미흡 등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2호선 역시 2002년 기본계획 승인 이후 23년이 흐른 지금까지 절반도 완공되지 못했다. 2023년에는 2단계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고, 설계 공법 변경이 착공 이후에야 이뤄지는 등 이례적인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 결과 총사업비는 당초 1조7394억원에서 3조145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문제의 핵심은 광주시가 사전 조사와 현장 파악에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암반 지대의 존재, 기후 악화 등 예측 가능한 변수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부실 설계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도로 파손, 소음, 상가 매출 감소, 주택 균열, 교통 불편 등 시민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민원은 3136건에 달하며, 그중 교통·보행 불편 민원만 1100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실질적인 해결보다는 형식적인 대응에 머물고 있다. 민원처리 전담팀(TF)은 단순히 접수와 전달에만 그치고 있으며, 피해 아파트 주민들도 형식적인 손해사정 안내에 머무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민의 행정 불신과 시정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다. 이는 광주 전역의 균형 발전을 위한 대동맥이자, 2045년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한 핵심 기반이다. 지금과 같은 소극적 대응으로는 도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다음과 같은 개선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첫째,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갖춘 전담 TF팀을 신설해야 한다. 단순 민원 중계에서 벗어나 현장 확인, 주민과의 직접 소통, 신속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까지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조직이 절실하다.

둘째, 반복되는 공사 지연에 대한 행정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초기 설계, 사전 조사, 시공사 선정 등 각 단계의 오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연 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셋째, 제3자 안전진단 체계를 도입하고, 공사 위험 지역 정보를 시민에게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는 시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강기정 시장은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시민들에게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완료를 약속했으나, 도로 복구율은 여전히 42%(1단계 기준)에 그치고 있다. 단순히 공정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상 회복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연이 계속된다면 시민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를 것이며, 도시의 미래 발전마저 저해될 수밖에 없다. 강기정 시장의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실질적 대책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고, 광주다운 도시교통 체계가 조속히 완성되길 바란다.

[안형주 광주서구사회도시위원장·서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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