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美 FOMC 발표…트럼프 인하 압박 속 '금리 동결' 유력
내달 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 한미 금리 역전폭 '2.25%p' 역대 최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시간으로 내일(31일) 새벽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도 5연속 동결이 유력하다.
연준은 29~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논의하고 있다. 연준 정책금리는 2023년 7월 5.25~5.50%에 도달한 뒤 지속 동결되다가, 작년 9월 4.75~5.0%로 빅컷(0.50%포인트 인하)이 단행되며 인하를 시작했다.
11월과 12월 추가로 0.25%포인트씩 떨어진 뒤 올해는 1월과 3월, 5월, 6월까지 모두 동결되며 4.25~4.50%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2.5%)와는 상단에서 2.0%포인트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한 뒤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최근에도 연준 본부의 리노베이션 현장을 방문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도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30일 기준 7월 FOMC에서 정책금리가 4.25~4.50%로 유지될 확률은 96.9%에 달한다. 시장참여자들은 동결을 확실시하고 있다. 9월이 돼야 인하 확률이 65.4%로 동결(34.6%) 확률을 상회한다.
국내 증권가도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면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하회할 경우 연준이 물가 안정에 집중할 수 있는 긴축 통화정책의 장기화를 지지하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며 "올해 첫 통화정책 조정은 빨라야 9월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월 인하 가능성은 0%에 가깝고,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겠지만 무시해도 될 변수"라며 "무난한 7월 FOMC를 예상하고, 9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인하해 연말에 4.00%에 도달하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7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명확하게 나타나기 전까지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동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인 2.25%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한은 기준금리를 논의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28일 예정돼 있다. 연준의 9월 FOMC보다 20일 가량 앞서는데,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2.25%로 0.25%포인트 인하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하락했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작년 말과 같은 경계감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예상을 상회한 2분기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갖기는 이르다"며 "올해를 비롯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는 성장 리스크 대응에 좀 더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