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통' 조창현, 현대카드 내실성장 이끌까
정태영-조창현 '투톱'…중장기 성장 시너지 기대감↑ '검증된 살림꾼' 조창현, PLCC 위기 넘길 '키맨' 될까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실무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는 조창현 현대카드 신임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카드는 4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PLCC(상업자전용표시카드) 카드 영업 전략에 차질을 빚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조창현 신임 대표(각자 대표)를 선임했다. 조 대표의 임기는 2028년 7월 30일까지다.
조 대표는 마케팅 전략과 신용판매 기획 등 신용카드 영업 분야의 다양한 요직을 경험한 실무형 리더로 평가된다. 정태영 부회장이 외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AI 혁신 등으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거듭하는 가운데 조 대표는 그간 내부 살림과 실질적 조직 운영을 책임져 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조 대표의 관리·소통 능력이 정 부회장의 통찰력과 시너지를 내 현대카드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임 대표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현대카드, 상반기 나홀로 실적 성장…'실무통' 조창현 앞세워 영업 경쟁력 제고
조 대표가 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중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순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22년 상반기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금액이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및 PLCC 상품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신용판매 취급액 및 회원 수 증가로 영업수익과 이익을 비롯해 당기순이익 분야에서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지속적 인하로 인한 수익성 감소와 대출 상품 비중 증가에 따른 대손 비용 상승분을 상쇄했다.
특히 4년간 조창현 대표가 PLCC와 GPCC(범용 신용카드) 본부장을 역임한 것이 현대카드의 내실 성장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 대표는 2022년 PLCC 본부를 이끌며 1100만명의 회원 수를 확보하고, GPCC 본부장으로 이동해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PLCC 승부사' 조창현 체제 출범…흔들리는 동맹 재건 '총력'
다만 김덕환 전 대표의 대표 성과로 꼽히던 PLCC 부문이 위기를 맞으며 사퇴로 이어졌다는 업계 관측이 있는 만큼, 조 대표는 PLCC 전략을 재정비해 경영 전반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PLCC 영업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조 대표이지만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대카드가 2020년부터 5년간 단독 제휴를 맺어왔던 스타벅스는 새로운 PLCC 파트너사로 삼성카드를 낙점했다. 이어 배달의 민족 역시 현대카드와 제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제휴사로 신한카드를 선정했다. 이와 함께 무신사와 네이버 등 현대카드의 주요 PLCC 파트너사의 계약 만료 시점이 조 대표의 임기 중 예정돼 있다.
PLCC 분야에서 독보적 생태계를 구축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 현대카드 입장에서 PLCC 동맹의 균열은 부담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서 삼성(3356억), 신한(2493억), KB국민(1813억)에 비해 낮은 수익성을 보이는 만큼 PLCC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업계 경쟁에서 열위에 노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PLCC와 애플페이 등 고비용·저수익 상품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만큼 해당 분야에서 차별화된 브랜딩이 수익성 제고에 주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손 부담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현대카드는 PLCC 분야 지위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