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달 만에 '1400원' 원위치…배경은 '美 PCE 물가지수'
달러 강세·외국인 매도에 1400원선 재돌파 "상단 1405원"…잭슨홀·미중 정상회담 주시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원·달러환율이 두 달여 만에 다시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달러 강세가 이어졌고, 외국인 주식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을 밀어 올렸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8.0원 오른 1395.0원에 출발한 뒤, 오전 10시 33분경 14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1400원 돌파는 지난 5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상승 배경은 명확하다.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6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2.5%)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6월 PCE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해 시장 예상치(2.5%)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이는 5월(2.3%) 대비 0.3%포인트, 4월(2.1%)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같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37.7%에 그쳤고, 동결 확률은 62.3%로 높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 달러는 강세를 띈다. 고금리 유지 전망에 따라 달러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달러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이번 환율 상승도 이 같은 구조적 흐름에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국내 요인도 겹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45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오전 11시 13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97% 하락한 3148.93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을 1405원, 하단을 1365원으로 보고 있다. 주요 변수는 잭슨홀 미팅과 미·중 정상회담 여부다.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고, 연준의 2% 물가 목표와의 괴리도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도 생기며 상단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S&T센터 관계자는 "7월 말 매파적 FOMC와 글로벌 관세 이슈 등이 맞물리며 1400원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시점은 8월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공격에 노출된 미 연준 파월 의장은 8월 하순(21~23일) 잭슨홀 미팅에도 소신 지키면서, 차기 의장 조기 지명을 재촉할 소지가 있다"며 "환율 예상 범위는 1365~1405원"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