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 전망] 코스피, 역대 최고치 앞두고 '삐끗'…"변동성 확대 주의"
6~7월 연속 상승…관세 경계·세제 개편 실망 '찬물' 종목별 순환매 대응 필요…조선·방산株 지속 추천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7월 코스피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역대 최고치인 3300선을 넘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압박과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빠른 주가 회복세를 보이며 연일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1일 한미 관세 협상 여파에 따른 경제 타격 우려와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코스피는 4% 가까이 급락하며 다시 3110선까지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상승 연료가 점차 소멸돼 가는 8월 업종별로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 변동성에 유의하면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3071.70포인트에 출발해 3245.44에 장을 닫으며 한 달간 173.74포인트(5.66%) 뛰어올랐다. 직전 달인 지난 6월 코스피 지수는 13.86% 상승했는데, 두 달 연속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증시 상승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93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코스피 상승 폭은 6월보다 낮아졌는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8월에는 조정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6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실적이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고, 유동성과 세제개편 모멘텀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지금은 실적과 가격부담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최근 시장은 주도주들의 상승세가 일단락됐고, 종목별 움직임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제개편안 실망에 외인·기관 '매도 폭탄'…"증시 미치는 영향 적어"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일 주식시장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소식에 대한 실망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에 마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월 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증권거래세율도 현행 0.15%에서 0.20%로 인상된다.
또한 기재부는 내년부터 고배당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리과세하는 제도 역시 도입하기로 했다. 고배당기업이란 전년에 비해 현금배당이 줄어들지 않은 상장사 중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배당이 늘어난 기업이 대상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35%로 기존 예상보다 높단 점을 들어 '코스피 5000시대'를 역행하는 결정이란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정안은 시장의 예상과 다소 괴리가 있어, 향후 가치주와 배당주에 대한 주가조정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제개편안이 자본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도 나왔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측의 이유는 명확하다"며 "해당 세수가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번 세제개편의 세수 효과로 연간 법인세 4조6000억원, 증권거래세 2조3000억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3011조원)의 0.23%, 52주 누적 거래대금(4187조원)의 0.16%에 해당한다"면서 "해당 세제개편이 증시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은 과도한 주장일 수 있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도입됐다는 것 자체만으로 자본시장 내에서 대주주와 투자자 행동을 유도하는 정책적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8월 코스피 상단 '3400'…"실적 중심 '옥석 가리기' 나서야"
코스피가 8월 시작과 함께 '삐끗'하자 이번달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별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보면 ▲키움증권(2950~3400) ▲유안타증권(3000~3300) ▲대신증권(2900~3300) 등으로 코스피가 현재 수준에 머물면서 추가 상승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에 몇 차례 경험해 왔던 것처럼, 8월 중 간헐적인 주가 되돌림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방 추세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연고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코스피는 단기 과열이 해소되고,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는 순환매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2보 전진'을 준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시장이 실적에 근거한 '옥석 가리기' 장세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섹터의 실적 부진이 코스피 전체 이익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이익 전망이 후퇴하는 IT가전, IT하드웨어, 화학, 자동차 업종보다는 장단기 실적 전망이 동시에 상향되는 유틸리티, 건강관리, 조선, 기계(방산·전력기기) 업종으로 선별적 집중 전략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업종 순환매 대응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익 추세가 살아있는 조선, 기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기존 주도주 비중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배당주와 가치주의 가격 조정이 예상되지만,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단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이달 초, 9월 중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 위주로 선별 접근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