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 현대카드 대표 '노조 방문' 첫 행보에 임단협 물꼬 트나
조창현 "노사 문제 해결 우선"…정태영 부회장, 직접교섭 나서나 3.5% 임금 인상률 두고 입장차…"성과급 구조 개편은 철회 방침"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9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카드 노사 임금단체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조창현 대표가 취임 후 첫 행보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노사 문제 해결을 약속한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노사가 6일 25번째 임금교섭을 진행한다. 양측은 임금 인상률과 특정 직군 급여 추가 인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조창현 신임 대표는 지난달 30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노조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책임감을 갖고 노사 문제를 우선 해결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가 다양한 영업 부서를 이끌며 축적한 조직 관리 역량과 직원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 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협상 초창기인 올해 초, 노조는 지난 2년간 통상적으로 추진된 7%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했다. 이는 다른 카드사가 3~5%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사측은 노조의 임금 인상안에 난색을 보였다. 이에 사측은 초기 제안(과장급 이하 2.5%, 차·부장급 2% 인상)에서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전 직군 3.5% 임금 인상안'을 지난달 30일 24차 임금교섭에서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의 최종 제시안에 '수용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노조는 다른 카드사 임단협을 고려했을 때 4~5% 수준의 임금 인상을 원하는 것으로 업계 일각에서 추정한다. 노조는 25차 임금교섭에서 수정 인상률과 복리후생 개선 방안 제시를 예고했다.
직군별 소득 불균형에 대한 노사 이견도 여전하다. 노조 측은 사내 'Functional' 직군 400여명의 직원이 업무 과부하와 승진 제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해당 직군에 대한 임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주 현대카드 노조지부장은 "Functional 직군 직원들이 대부분 계약직에서 정규직이 된 직원으로서 그간 회사에 도움을 많이 받은 적이 별로 없는 만큼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며 "기존 5% 인상률보다는 요구치를 조금 낮춰놨지만, 사측에서는 아직도 답변이 없다"고 설명했다.
임금 구조 개편에 있어서는 노조가 한발 물러섰다.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비율을 7:3에서 8:2로 재조정하는 개편안 수용을 요청한 바 있다. 다만, 노조 측은 현재 임금 제도가 개선된 지 2년밖에 안 됐고, 카드업계의 어려운 업황을 고려해 이번 임금 구조 개편은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주 지부장은 25차 임금교섭과 함께 정태영 부회장 간의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협상이 최종 담판을 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조는 보편적이고 타당한 직원 복리후생 개선과 최소 3.5% 이상의 임금 인상률을 쟁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