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 '직격탄' 맞은 SKT…증권가 "4분기 이익 급성장 기대"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오는 4분기 유심 관련 비용 환입 처리로 이익 급성장이 기대된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33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07%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4조3388억원, 당기순이익은 76.23% 줄어든 832억원을 기록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이었으나, 컨센서스에는 부합했다"며 "이미 투자자들이 SK텔레콤의 일회성 비용 반영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통신 매출액이 전년 대비 2% 감소하고, 마케팅 비용이 전년보다 1%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실적 지표가 좋지 않았다"며 "영업정지에 따른 큰 폭의 가입자 순감 및 번호이동가입자 증가에 따른 기변 인당보조금(SAC) 증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920억원을 기록해 양호한 이익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며 "본사 영업이익 역시 유심 및 대리점 관련 비용을 제거하고 보면 5000억원으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비용을 빼고 본다면 이번 2분기에도 SK텔레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신뢰 회복 패키지가 3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8월 통신요금 50% 할인으로 약 5000억원의 매출액 차감이 예상되는 한편, 매월 50GB 추가 제공과 T멤버십 할인 폭 증가까지 더해지면 1000억원대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7월 4일 신뢰 회복을 위한 패키지 발표가 있었음에 따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요인들은 상당 부분 시장의 컨센서스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도 "8월 통신요금 50% 할인으로 3분기 이익 급감이 나타날 것이지만, 이미 알려진 바이며 4분기에는 일부 유심 관련 비용이 환입 처리돼 전년 대비 영업이익 급증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유심보안 침해사고로 인한 단기 실적 훼손에도 강화되는 인공지능(AI) 사업 모멘텀이 SK텔레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준섭 연구원은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AI DC 프로젝트와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의 주가가 6만5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전날 종가는 5만6300원이다.
김홍식 연구원은 "8~9월 KT 단기 고점이 6만원 수준일 것이라고 보면 SK텔레콤의 경우 6만5000원까지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주주이익환원 가치로 볼 때 SK텔레콤이 통신 3사 중 8~9월 주가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