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戰] 김승연표 'DNA 이식' 넥스트증권…토스, 핀테크 '자존심' 지킬까
MTS 출시 '신규 고객 유치' 넥스트 vs 개발자 충원 '리테일 사수' 토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핀테크 DNA를 이식한 증권사와 본래 핀테크로 출발한 신생 증권사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김승연 넥스트증권 대표를 사이에 두고 불편한 관계가 된 토스증권과 넥스트증권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스트증권은 김승연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넥스트증권의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콘텐츠 기반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 및 리테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1980년생 김승연 대표는 토스증권 초창기 대표직을 수행하며 프론트·백엔드 시스템 설계는 물론 리테일 플랫폼 확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특히 구글, 미탭스플러스 등 글로벌 기업을 거쳐 틱톡에서는 한국 및 동남아 지역 사업총괄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김 대표가 넥스트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토스증권 커뮤니케이션, 재무, 운영, 전략기획 등 주요 부문의 핵심 인력이 김 대표를 따라 넥스트증권에 대거 합류했다.
현재 넥스트증권은 '토스증권 DNA 이식'에 나선 상태다. 김 대표는 단독 대표 체제 전환 뒤 "앞으로 AI·콘텐츠 중심의 새로운 MTS를 통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MTS 상표권을 출원한 넥스트증권은 내년 상반기 중 AI 기반의 MTS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넥스트증권은 최근 여의도 IFC 오피스를 확장 오픈하며 플랫폼 개발 팀과 관리 부문의 조직 인프라를 키우고 있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조직 규모를 대변하는 조치인 셈이다.
향후 넥스트증권은 신규 플랫폼 사업 확대에 따라 연내 조직 규모를 50%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서버·프론트엔드·ERP 개발, 국내·해외주식 결제 및 권리처리, 정보보호·보안 등 다양한 직군에서 채용이 진행 중이다.
인력 유출로 어려움을 겪던 토스증권도 반격에 나섰다. 토스증권은 오는 17일까지 두 자릿수 규모의 서버 개발자 집중 채용에 돌입한다. 신규 채용 개발자는 토스증권의 주요 서비스와 내부 시스템 등 백엔드 개발이 필요한 조직에 소속돼 개발과 운영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그동안 리테일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혀온 만큼 핀테크 증권사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단 포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토스증권 내부에서 핀테크 1호 증권사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단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토스증권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한 64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23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핀테크 1호 증권사'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수수료 수익 확대로 빠르게 입지를 다지는 데다 넥스트증권까지 AI 기반의 MTS 출시를 예고하면서 리테일 고객 사수를 위한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토스증권이 2021년 출범 당시 모바일 중심 플랫폼 전략을 선도했다면, 넥스트증권은 같은 DNA를 품고 여기에 AI 콘텐츠를 더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시도할 수 있다"며 "단순 경쟁을 넘어 핀테크 기반 증권사로의 판도를 놓고 벌이는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