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격노'에…장인화 포스코 회장 포스코이앤씨 사고현장 방문

2025-08-09     정현준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근 인명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찾아 사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의 건설면허 취소를 언급하며 격노한 사안의 후속 반응으로, 3일 만에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가 사고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경기도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을 방문해 약 2시간여에 걸쳐 그룹안전특별안전진단TF 회의를 주재하고 작업장의 안전 관리 실태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회장은 회의에서 "연이은 사고에 통렬히 반성한다"며 "재해의 근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태 수습을 강조했다. 향후 외부 전문가와 사내 경영진단 조직이 공동으로 조사에 착수해 사고원인을 신속히 규명하고, 조사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 회장은 회의에서 해외 유수 기업의 안전 관리 사례를 습득하고 도입하겠다는 벤치마킹 구상을 건넸고, 현장 중심의 안전예방 대책과 개선안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박화진 전 고용노동부 차관, 임무송 대한산업안전협회장 등 외부 안전 전문가를 비롯해 김성호 포스코 노동조합 위원장,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김현출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 각 사업 담당 본부장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미얀마 국적의 근로자가 지하 물웅덩이에 설치된 양수기 펌프를 점검하던 중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이후 103곳에 이르는 모든 공사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며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주요 사업장인 서울 서초구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사업과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오티에르 반포) 등의 현장 공사가 중단됐고,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 컨소시엄(공동수급체)에서 자진 탈퇴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에만 공사 현장에서 4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1월 김해 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추락사고가, 4월에는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4월에는 대구 주상복합 추락사고, 7월에는 의령 고속국도 공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4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이 대통령은 7월 말 포스코이앤씨의 산재사고를 강하게 질타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러한 질타에도 불구하고 6일 만에 다시 산재사고가 발생하자 "포스코이앤씨의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징벌적 배상제 등 가능한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라"며 "휴가 중인 이 대통령이 오전 중에 특별히 지시한 사항"이라며 이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병욱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를 엄벌에 처하겠다는 발언에 "정치 마녀사냥식 기업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산업과 건설 현장의 안전 사고는 각 기업이 책임지고 최소화해야 할 문제"라며 "그러나 '주인 없는 기업' 포스코만 시범 케이스로 조리돌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뜩이나 철강 경기 악화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는 포스코를, 이재명 정부가 정치적 의도로 흔들고 있다"며 "이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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