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5000] KB금융 "주주환원도 급이 다르다"…초과이익 자사주 매입

호실적 유지 시 연말 PBR 1배 근접도 가능

2025-08-16     정희진 기자
KB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제공=KB금융지주)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상반기 KB금융지주는 은행주 중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연간 6조원 순이익 달성이라는 목표도 곧 이뤄낼 기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상반기 3조43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1조738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4% 증가하며 이익 규모가 늘고 있다.

은행은 전통적으로 고객에게 빌려준 대출이자로 이윤을 남기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이자이익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제 KB금융 역시 비이자수익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바꾸고 있다. 실제 K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 규모는 2조72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금리와 환율 하락이라는 외부변수도 작용했지만 신탁,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수수료 수입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민은행 외 KB손보·KB라이프·KB증권·KB국민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이 42%까지 확대됐다.

KB금융지주의 2025년 하반기 주주환원 전략. (자료제공=KB금융)

하반기에는 방카슈랑스, 브로커리지, IB 등 수수료 기반 수익을 강화하고 유가증권 매매평가손익 개선으로 비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NIM 하락과 대손비용 부담 완화 여부가 관건이다.

대출 전략은 수익성 중심이다. 가계부문은 집단대출 위주로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기업부문은 우량자산 위주의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해 연간 6~7% 성장을 목표로 한다.

투자자의 관심도 뜨겁다. 실적을 앞세워 향후 주주환원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은행 자회사 이익 기여도가 높게 유지돼 NIM 하락에도 ROE 10% 달성이 가능하다"며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KB금융은 우수한 성적표를 바탕으로 주식시장에서 꾸준한 자금이 유입돼 왔다. 이에 KB금융은 연초 8만원대에서 현재 11만원대로 30%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14만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은 기대감이 작용하는 이유는 투자자와 약속한 주주환원을 이행하려는 경영진의 의지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13.5%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으로 사용할 뜻을 밝혔다. 상반기 현재 CET1 비율은 13.74%로 목표치를 초과한 상황이다.

아직 PBR 1배까지는 주가가 도달하지 못해 주주환원 계획은 대부분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진행 중이다.

KB금융지주 2025년 상·하반기 주주환원 전략 변화와 연간 주주환원 전략 목표. (자료제공=KB금융)

올해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은 약 8500억원이다. 이 중 6600억원은 이미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했고, 나머지 1900억원은 연말 결산 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추가 소각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속도전으로 총주주환원율은 올해 50%를 웃돌 전망이다. 당초 2028년 목표였던 50% 수준을 3년 이상 앞당겨 달성하는 셈이다.

나상록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가능 이익 확보를 위해 감액배당과 계열사 중간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PBR 수준에 따라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KB금융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에 기반한 주주환원 정책은 예측가능성이 높다"며 "연말까지 PBR 0.74배 수준은 접근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KB금융은 배당세제 개편과 무관하게 업종 자체 투자 매력을 끌어올렸다"며 "금융지주 PBR 1.0배 달성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당초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인 만큼, 향후 NIM 방어와 대손비용 관리를 비롯해 새로운 밸류업 전략을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지가 주가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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