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5000] 하나금융지주, 50% 주주환원 '속도전'…PBR 1배 넘본다

2025-08-18     정희진 기자
하나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성민 기자)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상반기에도 견고한 실적과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밸류업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상반기 2조30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수치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173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6.1%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실적 개선 및 충당금 감소에 기인한다. 특히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익 1052억원이 발생한 것도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그룹 보통주자본비율 증감. (자료제공=하나금융)

자본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39%로, 관리 목표 구간(13.0~13.5%)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CET1 비율은 전분기 대비  0.15%포인트 개선됐는데, 이는 비교적 큰 폭의 대출자산 성장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견고한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하나금융은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동안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줬다. 이 계획은 연초에 발표됐으며 조기 완료됐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추가로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며, 10월 24일까지 취득 기간을 설정했다. 이는 하반기 실적 발표에서도 추가적인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박종무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50% 주주환원율 목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수익성과 자본비율이 뒷받침된다면 속도감을 높여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PBR이 0.8 수준을 넘어서면 자사주와 배당 비중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비이자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39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6% 증가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1.73%를 기록했으며, 은행 NIM은 1.48%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주주환원 주요 지표. (자료제공=하나금융)

자산건전성 관리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2분기 그룹 누적 대손비용률(CCR)은 0.30%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고정이하여신(NPL) 증가에도 거액여신 추가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고, 높은 담보 비율 등으로 인해 최종 손실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이 업계 최상위 수준이며, 비은행 이익 비중이 높아 NIM 하락에도 ROE 10% 이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이 밸류업 정책을 본격 이행할 경우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의 현재 주가 PBR이 0.7배대 중반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이행 시 추가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은 예측 가능성, 지속 가능성, 성장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밸류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이 "PBR 1배의 벽을 넘겠다"고 공언한 만큼, 앞으로 CET1 비율 유지와 비은행 부문 확장, 그리고 주주환원 속도 조절이 PBR 1배 돌파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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