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현차 직원 안 부럽다…대한항공, 상반기 평균 급여 7300만원

항공업계 평균 4385만원…삼성전자 6000만·현대차 4500만원 추월 근속연수 18.1년 '업계 최장'…전문가 "연봉 인상, 내부 결속 강화 전략"

2025-08-19     정현준 기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사옥.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대한항공 직원들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6개 항공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438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369만원) 대비 0.4% 늘어난 수준이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73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시아나항공(4612만원), 진에어(4400만원), 에어부산(3600만원), 제주항공(3300만원), 티웨이항공(3100만원)이 뒤를 이었다. 

대한항공 'B777-300ER'.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해 상반기(6600만원)보다 10.6% 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진에어(7.3%)와 에어부산(2.9%)도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0.1% 소폭 감소했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13%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대한항공 상반기 평균 급여는 삼성전자(6000만원), LG전자(5900만원), 카카오(5800만원), 현대차(4500만원) 등 주요 대기업을 앞질렀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평균 급여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직후인 2020~2021년 3000만원대 중반에 머물렀으나, 2022년에는 4660만원으로 전년 대비 31.9% 급등했다. 이후 2023년 5564만원, 2024년 6600만원으로 각각 19.4%, 18.6%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매출 등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였고, 이에 따른 경영 성과급 지급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보딩 데이'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신규 기업가치체계 'KE Way'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실제로 대한항공은 2019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왔다. 같은 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286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는데,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이 모두 수백억원대 손실을 낸 것과 대비됐다.

이후 2021년부터는 화물 수송 강화와 탄력적 운항 전략을 통해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등했다. 2021년 영업이익은 1조4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 증가했고, 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2조8836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일시적으로 1조5869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1조9034억원으로 반등하며 2조원대에 근접했다.

근속연수도 대한항공이 18.3년으로 항공사 중 가장 길었다. 아시아나항공이 16.4년으로 뒤를 이었고,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제주항공(6.8년), 에어부산(6.5년), 진에어(5.6년), 티웨이항공(4.1년) 등으로 격차가 컸다. 연봉 수준과 근속연수가 비례하는 흐름을 보여준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과거 대기업집단 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으로 내부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이후 회사가 조직문화 개선과 직원 만족도 제고 차원에서 임금 인상 폭을 키우며 직원 만족도를 높여온 것으로 풀이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업계는 전통적으로 낮은 연봉 체계를 갖고 있었는데,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연봉 인상"이라며 "통합 대한항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급여와 상여금을 포함해 38억원을 수령하며 항공업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측은 "급여는 직위·직무·리더십·전문성·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했다"며 "상여는 노사 합의에 의한 아시아나 자회사 편입에 따른 격려금(월 보수의 50%)을 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