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봉권 띠지 분실에…정청래 "증거인멸 해당, 스스로 수갑 채워야"

2025-08-20     정민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0일 오전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에서 열린 제150차 경북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검찰 해체는 검찰 스스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핵심 증거물을 잃어버린 사건을 두고, 스스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입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20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12월 건진법사라는 사람 집에서 발견된 돈뭉치에 개인에게 지급되지 않는 한국은행 관봉권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 돈의 출처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고, 더구나 검찰은 관봉권 100장을 묶은 띠지와 포장 스티커, 현금다발 띠지까지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의로 잃어버린 것이라면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며 "잃어버렸다는 띠지와 스티커에는 현금 검수 날짜, 담당자 코드, 처리 부서, 기계 식별 번호가 적혀 있어 자금 역추적이 가능한데, 단순 실무자 실수라는 해명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이 스스로 증거를 인멸하고 무마하려 했다는 국민적 의혹을 낳고 있다"며 "당시 검사들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일반 기업이나 국민이 주요 증거품을 분실했다면 검찰은 곧바로 증거인멸 혐의를 씌워 압수수색하고 수갑을 채웠을 것"이라며 "검찰이 떳떳하다면 스스로 압수수색하고 스스로 수갑을 채우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드러나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더 많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검찰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 대표는 당 운영 기조와 관련해 "힘 있어 보이는 한 사람의 목소리보다 힘없어 보이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더 크다"며 "앞으로 마이크권이 없던 분들에게도 발언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남권 기반 확대를 위한 가칭 '영남발전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지역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할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둘러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88 올림픽이 세계에 한국을 알렸듯 이번 APEC은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제무대이자 대한민국 역량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국민의 역동성과 애국심으로 성공을 뒷받침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고, 외교가 곧 경제"라며 "APEC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새로운 무역 질서를 만들고, 기후·식량 위기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경북·경주시가 철저히 협력해 부족한 준비를 보완한다면 성공적 개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전날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철도 인명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누가 봐도 완벽한 인재"라며 "여당 대표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개인적으로도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가족들의 오열을 현장에서 함께 지켜보며 정치와 행정의 무거운 책임을 절감했다"며 "관계 부처가 유족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당부했고, 당이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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