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마감시황] 美 AI 거품론·증시 기대 하락에 코스피 3130선 후퇴
[뉴스웍스=김아현 기자] 코스피가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3130선으로 밀려났다. 장중 붕괴됐던 3100선은 회복했지만, 'AI 버블' 우려와 증시 기대감 축소로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1.47포인트(-0.68%) 하락한 3130.0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0.04포인트(-0.95%) 내린 3121.52에 개장한 뒤 급락해 3100선 밑으로 미끄러졌으나, 이후 하락폭을 축소해 3130선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약세를 지속한 건 미국 증시에서 AI(인공지능) 기술주 하락과 국내 정부 인사들 발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6.37달러(-3.50%) 급락한 175.64달러에 거래됐고, 테슬라도 5.85달러(-1.75%) 밀린 329.3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샘 알트만 오픈AI CEO가 AI 산업을 '닷컴버블'에 비유하며 투심이 위축된 영향이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등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증시 기대감을 낮췄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국내 증시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0 정도'라고 언급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정부 정책 신뢰도를 반감시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는 발언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588억원, 197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4635억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한 종목은 190개, 하락한 종목은 717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세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53% 하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합의문에서 북미·유럽(체코 제외)·영국·일본·우크라이나 신규 원전 진출이 제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AI기술주 약세와 샘 알트만 오픈AI CEO 발언에 SK하이닉스도 2.85%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1.69%),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3% 등도 미끄러졌다. 네이버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를 촉구하면서 1.77%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0.71% 상승했고, 기아와 현대차가 각각 1.06%, 0.68%씩 올랐다. 정부에서 석유화학 산업에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LG화학(2.16%), 롯데케미칼(0.65%), 금호석유화학(0.83%) 등이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조선·방산·원전 업종의 약세가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25포인트(-1.31%) 내린 777.6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66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93억원, 155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파마리서치(-3.26%), 리가켐바이오(-3.88%), 레인보우로보틱스(-2.87%)등이 하락했다. HLB와 원익IPS도 각각 2.55%, 2.12%씩 미끄러졌다.
반면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이어지며 에스엠(1.82%), JYP 엔터(0.63%), 와이지엔터테인먼트(5.76%), CJ ENM(3.40%) 등은 상승했다. 이밖에 펩트론과 실리콘투는 각각 3.32%, 1.90%씩 올랐고, 삼천당제약도 0.90% 상승 마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7.5원 오른 1398.4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