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한국서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두 달여 앞두고 준비 '착착'

주요 시설 공정률 60~70%대…9월 완공 목표 완공 후 한 달간 시범 운영…경제효과 7조 기대

2025-08-25     정현준 기자
오는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개막한다.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정부와 경북도·경주시가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 APEC준비지원단은 25일 경주 보문단지 일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언론인 20여 명을 초청해 준비 현황을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엿새간 열리며, 최종 고위관리회의, 외교·통상 합동 각료회의, 정상회의가 차례로 진행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Connecting Innovation, Sustainability and Prosperity)'을 주제로 21개 회원국 정상과 경제인·언론인 등 약 2만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내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정현준 기자)

이날 행사는 정상회의장으로 사용되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준비 상황 브리핑을 시작으로, 국내외 홍보를 위한 미디어센터, 엑스포공원 내 경제전시장, 국립경주박물관에 건립 중인 목조건물로 된 만찬장, 황리단길 등을 둘러보는 순으로 진행됐다.

박장호 APEC 준비지원단 의전홍보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기반 시설, 문화 프로그램, 경제 전시장 및 경제 행사, 숙박시설, 수송·교통·의료에 대한 준비 상황을 상세히 설명 했다.

정상회의가 열릴 HICO 정상회의장의 현재 공정률 63%로, 첨단 음향·영상 설비를 갖춰 '페이퍼리스 회의' 환경을 조성 중이다. 국제미디어센터는 74% 공정률을 보이며, 회의 기간 40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위한 공간이자 K-푸드·K-컬처 홍보의 장으로 활용된다.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 건립 중인 만찬장은 공정률 63%로, 신라 금관 특별전과 K-팝 공연 등을 통해 한국적 미를 강조할 예정이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목조건물로 지어지고 있는 만찬장. (사진=정현준 기자)

경북도는 정상회의장·미디어센터·만찬장 등 주요 시설을 9월까지 완공하고, 10월부터 한 달간 시운영 및 리허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주 내 숙박시설은 총 1846곳(1만6838실) 가운데 가용 객실 1만2812실이 확보됐다. 준비지원단은 성수기에도 숙박 요금을 20% 이상 올리지 않도록 업계와 협의했으며, 숙박료는 20만~40만 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교통은 김해공항과 KTX 신경주역을 거점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외국인 참가자를 위한 통번역 플랫폼을 마련한다. 관광지 환경 개선과 간판 정비도 진행 중이다.

문화 행사로는 한복 패션쇼, 보문 멀티미디어 아트쇼, K-팝 공연 등이 준비돼 있으며, 경주의 역사적 자원을 활용한 ‘문화 APEC’ 콘셉트가 강화된다.

경북도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약 7조4000억원의 경제 효과와 2만3900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멕시코 로스카보스가 2002년 APEC 개최 후 국제 관광도시로 성장한 사례처럼, 경주도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는 지난해 6월 제주·인천과의 경합 끝에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경주가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박 과장은 "경주는 세계문화유산 도시로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잘 간직한 도시로, 고도개발제한으로 발전이 더뎠던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APEC 최초로 문화장관이 참석하는 2025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가 오는 26~28일 경주 힐튼호텔과 우양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불국사·동궁과 월지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산을 관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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