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록히드마틴, 방산 필수 광물 '게르마늄' 공급계약 체결

한·미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및 탈중국 공급망 공감대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 규모 게르마늄 공장 신설 추진

2025-08-26     안광석 기자
최윤범(왼쪽 두 번째) 고려아연 회장이 25일 미국에서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김정관(맨 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마이클 윌리엄슨(왼쪽 세 번째)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번 MOU는 한국과 미국 경제안보 협력 논의에 발맞춰 추진하는 민간 차원의 성과다.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선도하고, 특히 핵심 희소금속 분야에서 한미 협력의 첫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한미정상회담 수행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양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에서 양국 간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공급망 협력의 성공적 사례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번 MOU는 고려아연이 중국·북한·이란·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제련(채광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 포함)한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공급하고, 록히드마틴은 이를 구매하는 '오프테이크(Off-take·생산물 우선 확보권)'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록히드마틴은 1995년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의 합병으로 출범한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다. F-22 랩터와 F-35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생산한다. 한국 정부·산업계와 UH-60 헬기와 F-16 전투기 조립 생산부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공동 개발에 이르기까지 40여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과 열화상 카메라 등 방위산업에 쓰이는 핵심소재다.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 등 우주산업에도 활용된다. 고성능 반도체 소자와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초전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 널리 쓰이는 필수 금속이다.

현재 세계 최대 게르마늄 생산국은 중국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 140톤의 68%가 중국산이다. 핵심광물 수출통제 등 자원무기화 추세가 심화하고 특정 국가의 자원생산 편중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국제적 해결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록히드마틴과 MOU 체결에 맞춰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오는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게르마늄 메탈 약 1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전략광물 공급망 허브로 자리매김한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와 인듐, 비스무트 등을 생산해 왔다. 안티모니 또한 탄약과 미사일 등 방위산업의 핵심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는 정부와 민간 모두에서 국익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과제"라며 "록히드마틴과 MOU 교환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지고, 경제안보 차원의 민간협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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