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ESG와 함께 혁신의 두 축 이뤄야

모든 조직에 ESG위·AI전략위 설치해야

2025-08-26     박광하 기자

오늘날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일부 IT 기업이나 연구소만의 영역이 아니다. 제조, 금융, 물류, 마케팅, 인사, 재무 등 기업과 공공조직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이미 AI가 변화를 이끌고 있다. AI는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를 넘어 시장 예측, 고객 분석, 의사결정 지원, 신제품 개발까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가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위한 전략축이라면, AI는 성장과 혁신의 또 다른 축이다. ESG위원회와 AI전략위원회는 혁신을 위한 두 개의 바퀴이며, 두 축이 균형 있게 움직여야 조직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서 국가AI위원회를 국가AI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계획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기구 설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시대 경쟁력은 전략적 리더십에서 출발하며,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AI전략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전환과 스마트 제조, 교육부는 AI 교육과 인재 양성, 보건복지부는 AI 기반 의료 혁신을 주도하는 등 부처별 특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행정 서비스 혁신과 지역 특화 산업 발전을 위해 AI전략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며, 이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정부가 전략의 방향타를 잡는다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혁신을 실행하는 엔진이다. 모든 공공기관은 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행정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AI전략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ESG와 디지털 전환(DX)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 기구로 AI전략위원회를 활용할 수 있다.

민간기업도 예외는 없다. 대기업은 전사적 AI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독립 상설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며, 중견·중소기업은 초기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시작해 점차 위원회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규모와 산업 분야는 다를지라도, AI전략위원회가 없는 조직은 부서별 시도가 분산되고 전략 부재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AI전략위원회가 조직의 AI 비전을 통합하고 부서별 활동을 조율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AI전략위원회는 단순히 기술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부서가 아니다. 조직 전체의 AI 비전, 데이터 거버넌스, 윤리 기준, 인재 전략을 통합 관리하는 전략 컨트롤타워이다. 데이터 보안과 윤리 문제, 법·제도 변화에 대한 대응, 글로벌 표준화 등 복잡한 요소를 다루는 이 위원회는 기술 혁신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중추다.

AI전략위원회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기술을 조직 DNA로 내재화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법과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AI 분야에서 위원회는 위험 관리본부로서 조직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과거 산업혁명이나 인터넷 혁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기술 격차는 짧게는 1~2년 만에 회복이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다. 조직이 지금 결단하지 않는다면, 뒤늦게 따라잡으려 할 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국내외 시장에서는 AI 관련 법·제도, 국제 표준, 윤리 규범이 빠르게 제정되고 있다.

신뢰를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규 준수와 윤리적 책임을 사전에 내재화해야 하며,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AI전략위원회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골든타임이며, 각 조직은 지체 없이 AI전략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많은 기관과 기업이 수년전부터 ESG위원회를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AI전략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와 AI와 ESG가 글로벌 트렌드이며, 두 가지 혁신도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융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ESG위원회와 AI전략위원회는 조직이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인프라다. ESG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한다면, AI는 혁신과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두 축이 균형 있게 작동할 때, 조직은 내부 효율성과 외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다.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 모두 ESG위원회와 AI전략위원회를 갖춘 투 트랙 혁신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AI와 ESG라는 두 개의 엔진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융합대학 학장·한국AI교육협회 회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