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상반기 순익 15% 감소…"수익성 악화에 건전성 관리 비상"
투자이익 늘었지만 손해율 상승에 발목…수입보험료 124조 돌파, 보장성 중심 성장세는 지속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2025년 상반기 보험업계가 수익성 악화라는 냉정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 53곳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조97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4121억원(15.0%↓) 급감했다.
투자손익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손해율 상승과 손실부담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갉아먹은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3조33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6억원 감소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손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3846억원 줄며 실적 발목을 잡았다.
손해보험사 상황은 더 심각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4조6410억원으로 1조1005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19.2%에 달했다.
자동차·장기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손익이 1조9796억원 줄어들며 34.3% 급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 평가이익 등으로 투자손익은 6570억원 증가해 2조5045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투자이익으로 메우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업계 수익성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단, 보험영업 성과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상반기 전체 수입보험료는 124조38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2547억원 증가했다.
생보사는 60조1579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보장성보험 판매가 30조2844억원으로 13.0% 증가했고 퇴직연금 부문은 무려 42.4% 급증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4.6% 감소해 14조3792억원에 그쳤다.
손보사 역시 64조2244억원 규모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퇴직연금이 성장을 견인했지만,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2.8% 감소해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보험사들의 전략이 수입보험료 증가로 이어졌다"며 "다만 손해율 관리 없이는 성장세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반기 보험업계의 수익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전체 총자산이익률(ROA)은 1.24%로 전년 동기 대비 0.29% 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1.26%로 0.44% 포인트 낮아졌다.
손보사의 ROE가 3.04% 포인트 급락한 반면 생보사는 보장성보험 중심 체질개선 효과로 0.76% 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총자산은 1301조800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32조8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총부채(1160조7000억원) 증가폭이 더 커, 전체 자기자본은 141조원으로 0.8% 감소했다.
특히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RBC비율 관리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실적을 평가하며 보험영업 악화와 건전성 저하 가능성을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주가 변동, 금리 인하, 환율 리스크 등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당기손익과 재무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잠재 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