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 "K-해체기술, 세계 무대로 나아가야"

2025-08-31     민문식 기자
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이사가 해체산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민문식 기자)

[뉴스웍스=민문식 기자] 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이사는 해체산업을 도시의 마지막 공정이자 새로운 출발을 설계하는 기술 분야라 정의한다. '해체는 단순히 건물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도시 환경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무리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종합적 공정이다' '기술이 안전을 만들고, 안전이 신뢰를 만든다' 바로 운리산업개발의 확고한 철학이다. 

최근 운리산업개발은 자체 연구개발력과 경영혁신 역량을 동시에 인정받아 '벤처기업 인증'과 '메인비즈(Main-Biz)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두 인증을 가진 해체 기업은 극히 드물어 최근 건설 산업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어려운 지역 건설경기 속에서 광주시장상·광산구청장상 시공 품질 2관왕 수상은 전국 해체산업에 새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의 해체산업의 미래와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

Q. 해체산업을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로 정의한 이유는?

해체는 단순 철거가 아니다. 도시 마지막 공정을 안전·환경·자원순환·미래 설계까지 포괄한다. 최근에는 3D BIM 모델링, 시뮬레이션,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콘크리트·철골·유해물질 발생량까지 해체 전 단계에서 예측한다. 자원 순환율 상승, 환경 부담 감소, 유해물질 사전 대응 등 ESG 기준을 적용하며 산업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해체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원전 해체시장만 해도 2030년까지 492조원, 2050년까지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440기 원전 중 200기가 2050년까지 해체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D-BIM(Decommissioning-BIM) 기술과 디지털 트윈, 로봇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해체 기술이 핵심이다. 해체는 건설의 역순이 아닌,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기술이다.

Q. 해체공사 사고와 인재(人災) 관리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반복되는 붕괴·비계 사고의 근본 원인은 구조적 검토 부족, 실질 안전관리 부재, 부실 감리, 불법하도급 누적 등 복합적이다. 해체 현장에서는 구조물 상태, 하중 분포, 노후도 등 끊임없이 실측하며 3D 모델링·시뮬레이션·센서 모니터링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실질적 위험관리만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발맞춰 운리산업개발 역시 위 기술과 함께 AI기술을 도입한 '광주형 해체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있다. 특히 광주가 AI 특화 도시답게 향 후 지자체와 연계한 연구개발 방안을 심도있게 추진하여 미래 AI 해체산업에 선두주자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Q. 해체계획심의 제도의 구체적 개선 방향은?

심의위원회에는 반드시 해체 실무경력자, 구조진단기술자, 감리경험자 등 현장 전문가가 포함돼야 한다. 단순 중량 기준이 아니라 구조 피로도, 인접 건축물 간 간섭, 주변 진동·파괴 위험 등을 다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해체계획서는 데이터와 현장 실측, 착공신고·공법변경 승인·영상기록 등 체계적 실무 심의를 통해 운영돼야 한다.

D-BIM(Decommissioning-BIM) 도입이 핵심이다. 이는 해체정보, 해체순서 및 보강정보를 저장·공유하고, 해석용 전산모델로 변환 가능한 BIM으로, 해체 계획 정보 저장·공유, 해체 순서·보강 정보 저장·공유, 해석·시뮬레이션 모델 제공 등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신고·허가시 해체계획 적정성 검토와 해체공사시 해체계획 준수확인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Q. 기술개발과 현장 적용 주요 성과는?

현장 맞춤형 R&D에 집중하고 있다. 건식 와이어쏘 절단 집진기 개발로 습식 공법 대비 분진·오염을 크게 줄였고, 낙하물 방지 안전발판 특허로 작업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원전 해체용 방사능 차폐 커버·집진기, 수중 친환경 해체공법, 케미컬 앙카 벽이음 시스템, 토목파일 컷팅 장비 등 고난도 R&D를 현장 검증과 적용을 통해 국내외 해체 안전 기준을 높였다.

특히 원전 해체 분야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4년 뒤처져 있지만, 고리 1호기 해체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력 축적을 통해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도약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해체 산업의 핵심은 로봇과 원격 기술로,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다축 매니퓰레이터 암, 3D 스캐닝 및 방사선 감시 센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 관련 작업 로봇 시장은 2023년 16억 달러에서 2032년 5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창민 운리산업개발 대표가 전남 무안의 A 화재 공장 철거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운리산업개발)

Q. 현재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첫째, 원전 절단·해체를 위한 방사능 차폐 커버와 집진기를 개발 중이다. 로봇·원격 기술, AI 센서 모니터링을 결합한 원전 환경 맞춤형 해체 시스템이다. 둘째, 수중 절단·해체에서 폐수·비산먼지·분진을 억제하는 친환경 공법. 셋째, 시스템 비계 분야 케미컬 앙카 벽이음 시스템 고도화. 넷째, 토목 철거용 파일 컷팅 장비 등, '예측-계획-검증-실행' 4단계 프로세스로 현장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운리산업개발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현재 점진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분야는 '해양시설 해체 분야'다. 향후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1만6000척의 해체 선박이 예상되고 있어 7억 dwt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글로벌 건설 해체 시장도 2024-2029년간 145억 달러 증가하며, 연평균성장률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우리가 주력하는 고도화된 해체 기술과 폐기물 재활용 확대가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Q. 인재 양성, 경영 시스템의 변화는?

최근 회사 차원에서 교육비 지원 등을 통해 소속 현장관리자 해체기술자 전원 1급 자격을 취득하게 했다. 또한 품질·환경·안전 ISO 9001, 14001, 45001 국제표준 인증으로 글로벌 경영체계화를 마쳤다. 실무 교육, 데이터·매뉴얼 시스템, 현장 자격 연동까지 조직 전체가 품질·환경·안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성과와 결과, 수평적 소통과 창의성, 실질적 역할 중심의 조직이 운리산업개발의 목표다.

이어 해체공사 감리자 교육과 안전관리 전문과정을 꾸준히 학습을 유도하며 현장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해체공사 관리실무, 건설현장 재해사례 및 예방대책, 지하 안전영향 평가실무 등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벤처기업과 메인비즈 인증을 통해 확보한 정부 지원 혜택을 활용해 전문 인력 양성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Q. 비계 안전관리·현장 감리·제도 개선에 대한 현실적 대책은?

구조적 자립과 사전 구조계산,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 감리와 영상 기록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업체별 시공 면허, 실질 안전관리자 배치, 감리와 기술관리의 투명화가 필수다. 정부와 협회가 추진하는 감리·영상 모니터링 의무화, 해체전문위원회, 착공신고제도, 데이터 기반 평가시스템 등은 반드시 실천되어야 한다.

시스템비계는 강관비계 대비 설치·해체가 용이하고 강도가 높으며 안전성이 우수하다. 수직재, 수평재, 가새재 등 공장제작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조립형 비계로, 체계적 안전관리 사이클이 중요하다. 설치계획서 작성, 구조검토서 제출, 특별안전보건교육, TBM 실시, 설치 전·중·후 점검까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Q. 올해 광주 두 차례 비계 붕괴 및 비계 안전관리의 현실적인 대책은?

강관비계, 시스템비계 등 모든 비계는 설계도면과 구조계산서가 전제되어야만 자립 구조물로서 기능한다. 시공 전 구조 전문가가 설계도(3D 포함)를 작성하고, 현장 실측 하중 테스트, 계측센서 모니터링, 진동분석까지 반드시 병행 돼야 한다. 업체에는 비계 시공 전문 면허·감리 의무를 부여하고, 현장 안전관리자 배치·감리자 업무 태만 시 영상 기록 등 즉각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스템비계 의무화, 해체전문위원회·해체공사업법 제정, 감리·영상 모니터링 의무화, 착공신고제도 모두 철저하게 현장 중심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높이 31m 이상 비계는 구조검토를 의무화하고, 석공사용 비계, 내민비계, 벽이음 설치 불가구간 등 특수조건에서는 추가 구조검토가 필수다. 비계 조립·해체 작업자는 비계 기능사 자격증 또는 경력을 검증받아야 하며, 특별안전보건교육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작업발판은 폭 40cm 이상 확보하고, 벽 연결재(벽이음)로 비계 전도를 방지해야 한다.

Q. 비교적 젊은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미래 비전은?

나이는 숫자일 뿐. 도전과 열정, 그리고 전문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운리산업개발을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 변화와 혁신의 신념으로, 현장 중심·사람 중심 기업을 만들겠다.

젊은 경영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현장에 자연스럽게 접목할 수 있고,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 사고로 해체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올해 벤처기업·메인비즈 인증까지 단기간에 성과를 낸 것도 이런 추진력 때문이다.

5년 후 운리산업개발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해체기술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한국형 표준 모델을 개발하고, 동남아시아 인프라 해체 시장에 진출하며, K-해체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ESG 경영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친환경 해체 솔루션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겠다.

조직문화도 중요하다. 수직적 관료제가 아닌 수평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 현장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전 직원의 해체기술자 1급 취득이 그 출발점이다. 기술로 안전을 만들고, 안전으로 신뢰를 쌓으며, 신뢰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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