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국내 산업 판도 바꾼다…첨단기술·에너지 '빅딜' 본격화
삼정KPMG 보고서 발간…반도체·AI 생태계 공동 전략 구축 최대 성과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한미 정상회담이 한국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기술·에너지 지형을 바꾸고 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국내 반도체·배터리·방산·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회담은 단순 외교 이벤트를 넘어 국내 기업들의 대미 진출과 기술 협력 가속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는 27일 '한미정산회담에 따른 국내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AI 생태계 공동 전략 구축을 핵심 성과로 꼽았다.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 내 반도체 패키징 및 AI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협력이 본격화됐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빅테크와의 공동 개발 및 생산라인 구축을 통해 ▲AI 서버용 HBM(고대역폭 메모리) ▲AI 연산 최적화 GPU 패키징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정KPMG는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과 미국의 시장 지배력이 결합하는 '초격차 동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및 전기차 산업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미국 현지 합작공장을 확대하며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안정적 입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삼정KPMG는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서 IRA 보조금 수혜 여부가 기업 실적에 직결되는 만큼, 한미 간 기술·생산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분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 분야의 공동 R&D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 기업은 미국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투기·미사일 공동 개발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이 커졌다.
우주 분야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기술과 미국의 위성·탐사선 역량을 접목해 차세대 우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미 간 청정에너지 및 바이오 산업 협력도 본격화된다.
미국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SMR(소형모듈원전) ▲수소 ▲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 등은 미국 제약사와의 CDMO(위탁생산) 계약을 확대하며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내 존재감을 강화한다.
다만, 대미 진출 확대와 투자 가속화에 따른 정책 리스크도 존재한다. 미국의 공급망 우선주의 정책이 심화되면서 한국 기업은 현지화 요구에 적극 대응해야 하며, 국내 정부 차원의 세제·규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정KPMG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 없이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