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의 벽 허문다"…장애인·고령층 금융접근성 대폭 강화
금융당국, 음성 OTP·STT 상담·간편모드 도입 현장 점검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막아야"…금융사 적극 협력 주문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디지털 금융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장애인·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접근성 개선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은행연합회에서 현장점검 회의를 열고 시각장애인용 음성 OTP, 청각장애인 텍스트 상담(STT) 서비스, 고령층 간편모드 앱 등 금융권 도입 현황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발표한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의 후속 조치다.
김진홍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금융약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이용 장벽이 높아진다"며 "한 분의 소외도 없도록 금융권이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OTP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본격 도입됐다. 일반 OTP와 달리 음성 OTP는 인증번호를 음성으로 안내해 시각장애인이 전화뱅킹·온라인 금융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4월 은행연합회와 금융결제원 등이 협조해 기존 음성 OTP보다 배터리교체 기능, 음량조절, 전원버튼 추가 등을 개선한 바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신형 음성 OTP를 도입 완료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3~4분기 중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애인 고객에게 편리성을 높인 OTP를 신속히 보급해 금융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STT 기반 텍스트 상담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상품 가입 시 수어통역사를 활용했지만 개인정보 제3자 노출 우려로 한계가 있었다. STT 도입으로 상담 직원의 음성이 텍스트로 변환돼 개인정보 보호와 계약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은행권은 15개 은행 중 11곳이 도입했고 저축은행 역시 79개 중 68개가 도입하며 타 업권에 비해 정착률이 높았다. 반면 보험, 증권사는 도입률이 저조한 데 연말까지 대면창구 수요 높은 업권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령층을 위한 모바일 금융앱 간편모드도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간편모드는 큰 글씨, 단순한 UI, 자주 사용하는 기능 재배치를 적용해 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증권사의 경우 32곳 중 6개사만 도입해 도입율이 18.8%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증권사 MTS를 포함해 모바일 금융 소외 계층 제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홍 금융소비자국장은 "금융 포용성 확대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금융제도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긴밀히 협력해 디지털 전환 속 소외 없는 금융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