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 전망] 코스피, 이번 달 '상저하고' 흐름…조·방·원 '지고' 반도체 '뜬다'
8월 한 달간 1.8% 하락…외국인·기관 3조 동반 '팔자' "R&D 예산·AI 투자 주목…주도株, 대형→중소형주 이동"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연일 상승 곡선을 그려온 코스피의 기세가 잦아든 가운데, 이번 달 역시 박스권 내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온 이른바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업종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3245.44에서 출발해 3186.01에 마감하며 한 달간 59.43포인트(-1.83%) 하락했다. 코스닥도 805.24에서 출발해 796.91에 장을 닫으며 8.33포인트(-1.03%) 내렸다.
이는 기업의 배당성향 개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의무화 등 세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은행·지주사 주가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467억원, 기관은 1조798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1조1017억원을 순매수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달 코스피 예상 밴드로 3000~3300선을 제시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코스피는 상저하고식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 말에서 10월 초 상승 추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불거진 AI 거품론에 대해 "소수 초대형 주도주에 쏠린 현상만으로 시장 버블 붕괴를 논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그니피센트7(M7)을 비롯한 AI·빅테크 대표주들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 성장을 통해 주도주 자격을 입증해왔다"며 "실적 성장세가 유지되는 한 버블 붕괴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내 전고점(3305.21)을 넘어 35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AI 기술혁명의 중장기 파급력이 1995~2000년 인터넷 혁명 이상일 수 있다는 점, 또 9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이후 실질금리 환경의 안정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과 주도주의 리더십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도 "지수 상승 모멘텀은 약화됐지만, 유동성 확장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세장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월 증시 환경은 8월과 유사하게 중립적"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중심 대응이 유리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9월 FOMC 이후 시장은 가시적인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하반기 및 내년 턴어라운드 강도가 크거나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 주가 변동성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9~10월은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되는 시기"라며 "배당수익률 상위 기업들의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6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선·방산·원자력 업종의 주가 상승세는 주춤한 상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 업종 중 화장품이 가장 먼저 힘을 잃었고, 조선·방산·원전 역시 정책 모멘텀의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R&D 예산안은 국내 증시에서 포트폴리오 재편의 중요한 재료"라며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금리 방향이 하락세로 정해졌고, AI 투자는 성장주의 멀티플을 끌어올릴 충분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9월에는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업종은 조선·방산·원전에서 반도체·바이오·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