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반도체 151억달러 수출 '역대 최대'…車도 8월 중 최고
美 관세에도 '월간 수출' 증가세 지속…"지원대책 9월 발표"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8월 수출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월간 수출은 6월부터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584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3%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었으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평균 수출은 26억달러로 5.8% 늘었다.
지난달에는 15개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3개 품목만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이번에도 수출을 이끌었다.
8월 중 반도체 수출은 151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서버용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고정가격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27.1% 증가했다.
올해 월간 반도체 수출은 2월(96억달러)를 제외한 모든 달에서 100억달러를 넘고 있다. 5월부터는 130억달러를 지속 상회 중이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1031억달러에 달한다. 남은 4개월간 평균 97억달러 이상 수출하면 역대 1위인 작년 반도체 수출액(1419억달러)를 뛰어넘게 된다.
자동차 수출도 55억달러로 8.6% 늘면서 8월 기준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미국 관세에도 불구하고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됐다. 3개월째 증가했다. 순수전기차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대미 수출이 줄었지만 EU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선박 수출의 경우 31억4000달러로 11.8% 증가했다. 2022~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41억7000만달러, 석유화학은 33억8000만달러로 각각 4.7%, 18.7% 감소했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철강 수출도 24억달러로 15% 줄었다. 글로벌 시황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관세 인상 영향으로 대미 수출도 부진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15대 주력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9억6000만달러), 화장품(8억7000만달러), 전기기기(12억9000만달러)는 각각 3.2%, 5.1%, 5.6% 늘면서 역대 8월 중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 식품·화장품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8월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대중·대미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9개 주요지역 가운데 3개 지역서만 수출이 늘었다.
대중국 수출은 110억1000달러로 2.9% 줄었다.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했으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110억 달러를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대미국 수출은 87억4000만달러로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12.0% 감소했다. 다만 주요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감소폭을 일부 완화했다.
반면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선박 호실적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최대실적인 108.9억달러를 기록했다. 11.9%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중동 수출은 1.0% 증가한 14억달러로 1개월 만에 반등했고, 대CIS 수출은 9.2% 증가한 11억2000달러로 6개월 연속 늘었다.
한편 8월 수입은 518억9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0% 줄었다. 에너지 수입은 110억2000만달러로 12.2%, 에너지 외 수입은 408억6000만달러로 1.5% 각각 감소했다.
이에 8월 무역수지는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흑자 규모는 409억7000만달러로 108억달러 늘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8월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양대 수출품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면서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며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확고한 경쟁력과 수출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출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미 관세 조치로 인한 중소·중견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을 통한 부담 경감, 수출 모멘텀 유지를 위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 등 크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한 지원대책을 9월 초 발표·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